추풍낙엽이다. 추미애의 일성에 방귀 좀 뀐다는 '영감님'들이 우수수 나가 떨어졌다. 천하의 '여포' 윤석열도 일격을 맞았다.

지방으로 좌천성 전보를 받은 참모들은 부글부글 속이 끓는다. 아직 옷을 벗기에는 이르다. 유배생활이나 하면서 쓸개를 씹는 수 밖에 없다.

각 정당과 언론에서 저마다 단소리 쓴소리를 내놓기 바쁘다. '소신인사'다 '인사학살'이다 수위도 극과 극이다.

그런데 청와대는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인사권을 행사한 건 대통령인데 정작 청와대는 말이 없다. 언급을 최소화 하고 윤석열 총장을 비롯한 검찰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걸로 해석된다.

이것을 혹자는 '로키(low-key)'라고 비유한다. 노출을 줄여 어두운 색조로 묵직한 느낌을 주게 하는 사진 기법이라고 한다.

대북협상이나 북미대화가 난관에 처했을 때, 청와대는 종종 '로키 전략'을 구사해왔다. '불확실하고 예민한 상황에서 꼭 필요한 입장만 밝히고 묵묵히 우보천리를 가자' 이런 뜻일 것이다. 때때로 진실을 전달할 때는 장황한 말보다 짧은 한 마디가 더 효과적일 때가 있는 법이다.

수족을 잃은 윤석열 총장도 아직 말이 없다. 추 장관의 '인사'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인사성' 멘트도 없다. 추다르크의 화려한 '하이킥'에 얻어맞은 광대뼈가 욱씬거릴 만도 하지만 '끙' 소리 한 번 내지 않는다. 인사절차를 두고 주변이 들끓어도 도통 당사자는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이 없다. 더 끓어서 흘러넘치기를 은근히 기대라도 하고는 있는 것일까.

윤 총장의 침묵도 로키인가. 국가간 협상도 아니고 비즈니스도 아닌데 상관의 지시에 부하직원이 묵묵부답으로 무언의 보이코트를 하는 것을 로키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국가 의전서열 59위에 불과한 검찰총장이 서열 20위인 법무장관한테, 아니 1위인 대통령한테, 감히 침묵으로 항명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인가. 윤 총장은 최종 인사권자인 국민들 앞에서 로키 호러 픽쳐쇼라도 찍겠다는 것인가. 무시무시한공포의 칼춤을 계속 추고 싶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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