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보수 재건 3원칙'에 잠정 합의하고 통합의 돌다리를 두들기고 있는 가운데, 범 여권에서도 '제 3세력' 구축을 놓고 제안이 오가고 있지만 이렇다 할 '러브 라인'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공식 창당을 선언한 대안신당은 13일 '제 3지대' 통합을 기조로 걸고 호남권 기반 다지기에 들어갔다.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는 창당대회에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등에 제3세력 통합을 위한 원탁회의 구성을 제안하고 유성엽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알렸다.

최 대표는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앞으로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해 함께 협의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미래당도 제3세력 통합으로 우리나라 정치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대안신당의 제안에 일단 호의를 표했다.

하지만 "제3지대 통합 논의가 자칫 특정 지역의 정치 세력이 또 하나 만들어지는 것에 그치면 또 다른 구태 정치의 반복"이라며 "지역이 아닌 중도개혁 세력의 통합을 전제로 하고, 세대교체가 최우선의 과제로 놓인다면 언제든지 통합 논의에 참여할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손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바른미래당이 현재 처해있는 '안철수 딜레마'를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그동안 손 대표가 누차 강조해왔듯 우선 안 전 대표의 복귀와 당의 재편성이 완료된 후 향후 제3지대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더구나 대안신당과의 협상과 더불어 또 다른 호남권 기반 정당인 민주평화당과도 줄타기를 해야 한다. 두 정당의 '호남색'에 휩쓸려 자칫 중도개혁이라는 당의 정체성마저 훼손 될 우려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손 대표의 이같은 답변에 SNS를 통해 "손 대표의 화답을 전적으로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며 "중도 개혁세력의 통합을 통해 건강한 3지대를 만들어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놓아야 한다"고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최 대표는 안철수 대표의 복귀과 바른미래당의 입장을 의식한 듯 "(안 전 대표가) 귀국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떤 식으로 정치에 안착할지 상황을 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민주평화당의 반응은 바른미래당보다 더 시큰둥하다. 정동영 대표를 비롯한 평화당 의원들은 대안신당 의원들은 '제 3지대'에 관해 공식적으로 아무러 언급이 없다. 분당 전 부터 당권을 놓고 다투었던 기억을 아직 떨춰내지 못한 분위기다.  

촉박한 시간 속에 진행되는 '제 3지대' 논의가 총선에서 현실화 될 지, 아니면 '원탁'에서만 머물다 버려지고 각자도생의 길로 갈지, '세 정당'의 복잡한 셈법은 아직 공통의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