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시민단체와 연대" vs 사측 "진정성 보여라"... 갈등 불씨 여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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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협상 결렬로 한 달 동안 파업을 이어가던 르노삼성차 노조가 파업 중단을 결정했지만 협상 타결에 이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전망이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20일 오후 부산 신호공원에서 조합원 총회를 열고 향후 투쟁 방향 등을 협의하고 노조 집행부 회의와 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21일부터 전격적으로 파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임단협 결렬을 이유로 파업에 돌입한 노조는 새해 들어서도 1∼2시간씩 지명파업을 하는 '게릴라식 파업'을 이어갔다.

이에 사측도 지난 10일부터 야간근무조를 없애고 주간 근무에 비조합원과 파업 불참자만 투입하는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하며 노사의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한편 노조는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율이 계속 떨어졌고 사측의 부분 직장폐쇄 이후에는 20%대까지 곤두박질 하는 등 결속력도 급속히 약화됐다.

또한 사측의 부분 직장폐쇄에도 불구하고 생산실적이 정상적인 주간 근무 수준을 회복하면서 파업의 파급효과가 감소됐다.

노조는 이에 따라 교섭 방식을 바꾸기로 하고 파업을 중단함과 동시에 부산 시민단체 등을 비롯한 시민사회와 함께 협상에 임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는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르노삼성차 노사는 물론 부산시, 지역 경제계, 협력업체 등이 참여하는 시민회의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사측은 노조의 파업 중단 결정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을 요구하며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측은 노조에 파업 중단과 협상 재개 의지를 확인 차원에서 다음 달 14일까지를 평화 기간으로 정하고 성실한 교섭에 나설 것을 노조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단체행동 중단만으로 협상의지가 증명됐다며 평화 기간 설정에 반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측은 노조의 파업 중단 선언에도 부분 직장폐쇄를 유지하고 있다. 파업이 중단된 21일에도 주간조 근무에도 파업 조합원을 배치시키지 않은 채 비조합원 등으로만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전에도 노조원들이 협상을 재개하기로 해놓고선 1∼2시간씩 게릴라식 파업을 벌인 적이 있기 때문에 협상 재개의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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