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더불어민주당 정강정책 방송연설 첫 연설자로 나섰다.

임 전 실장은 정강정책 연설에서 남북 정상회담 등의 외교 현안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언급하고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은 평화를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하겠다는 마음이기도 했다"는 발언으로 불출마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나 정가 일각에서는 이번 임 전 실장의 연설이 사실상의 정계 복귀의 신호라는 해석과 함께 총선 출마 가능성마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빌면 민주당 인사들이 임 전 실장과의 개인적인 자리에서 총선에 기여하고 더 큰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도 임 전 실장과 꾸준히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임 실장이 출마할 경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을 염두해 두고 있다. 자유한국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맞서게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서울 종로와 예전 지역구였던 중·성동을도 출마 후보지로 거론된다. 종로의 경우 애초에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대결이 예상되어 왔다.

그러나 이 전 총리가 비례대표로 나서 선거를 지휘해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대두되고 있고, 종로는 임 전 실장이 청와대에 있을 때부터 꾸준히 출마를 타진해 왔던 곳이기도 한 만큼, 종로 출마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미 정계 은퇴를 선언한 임 전 실장의 입장에서는 불과 삼개월 만에 입장을 번복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을 뿐더러, 최근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으로 검찰이 임 전 실장에 대해 조사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 전 실장의 정계복귀 가능성은 그저 민주당 일부 인사의 '희망사항'에 그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