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코스피가 2,200선이 무너지는 급락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9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38포인트(2.42%) 떨어진 2,191.75를 가리켰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코스피가 2,200선이 무너지는 급락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9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38포인트(2.42%) 떨어진 2,191.75를 가리켰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 기업들도 비상 체계를 가동하며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국내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을 예매한 승객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4일 이전에 발권한 중국 모든 노선의 항공권을 대상으로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다음달 29일까지 출발하는 항공편이 해당된다.

앞서 대한항공은 인천∼우한 노선의 환불 위약금을 면제하고 여정 변경시 재발행 수수료를 1회 면제해줬으나 '우한 폐렴' 확산으로 승객의 불안이 커지자 환불 수수료 면제 구간과 대상 기간을 전면 확대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 24일 이전에 발권한 한국∼중국 노선이 포함된 여정(지난 24일∼3월31일 출발 기준)에 대해 환불 또는 여정 변경시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한국∼중국 출발·도착이 포함된 이원구간 확약 고객, 한국∼중국 노선 이외 타 노선 확약 고객 중 타 항공사의 중국∼한국 노선 항공권 소지 고객 등도 해당된다.

저비용항공사(LCC)도 동참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한 중국 노선의 경우 이달과 다음달 출발편의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에어부산은 부산∼칭다오, 인천∼닝보 등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여정 중 오는 3월28일까지 출발하는 항공편에 대해서 항공권 환불 수수료와 항공권 여정 변경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진에어는 2월 29일까지 운항하는 항공편을 기준으로 제주∼상하이 등 중국 본토 노선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일단 중국 노선 전체를 대상으로 이달 말 출발편까지는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이스타항공은 홍콩과 마카오를 제외한 중국 노선의 환불 수수료를 물지 않고 있다. 출발일 기준 2월29일까지로, 상황에 따라 기간 연장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특히 LCC업계는 업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환불 수수료 면제가 부담이기는 하지만 '우한 폐렴' 확산 방지와 승객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인의 방문이 잦은 면세점들은 비상대책기구를 마련하고 매장 소독 강화, 직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에 나섰다.

면세점업계는 관광객 급감으로 타격을 입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와는 달리 최근에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많아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보면서도 사태 진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우한 폐렴 확진자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지난 24일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시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아울러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일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열이 있는 직원은 조기 귀가한 뒤 의료기관 진료를 받도록 했다.

롯데면세점 매장에서는 근무자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손 소독제 비치도 늘렸다. 고객에게도 마스크를 주며 매장과 인도장은 주 2회 소독한다. 중국을 방문한 직원은 귀국 후 14일간 휴가 조치 후 관찰을 하고 임산부와 만성질환 직원을 대상으로 휴직 조치도 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도 한인규 TR부문장(사장)을 본부장으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를 가동했다. 영업장 직원 출입구에는 발열 여부를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를 가동하고 임직원(협력사 직원 포함)에게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고객에게도 마스크를 지급하고 주 1회 이상 전문 방역을 하는 한편 영업장 자체적으로도 하루 1번 이상 소독을 강화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부서 단위별로 매일 출근 때와 오후 4시 체온을 측정하고 외부 행사도 자제하기로 했다.

'우한 폐렴' 우려로 주요 여행사의 이번 주 중국 여행 예약이 100% 취소되는 등 여파가 확산하자,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맞아 중국인들이 한국에 대거 입국하면서 서울과 제주 등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지역 호텔들도 잇단 취소에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이번 주 출발하는 중국 여행 예약을 100% 일괄 취소하고, 수수료 없이 환불 조치하기로 했다. 여행사별로 최대 3000명의 예약을 회사 차원에서 손실을 감수하고 취소한 셈이다.

이들 업체는 우한 폐렴 확산이 최고조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달 예약도 전액 환불 조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우한 폐렴 여파로 동남아 등 다른 국가 여행을 취소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는 공항과 비행기를 거쳐야 하고, 주요 여행지에 중국인들이 많이 몰렸다는 점이 취소 이유로 거론된다.

우한 폐렴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SRT 수서역에서 관계자가 오전 운행을 마친 열차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수서고속철 운영사 SR은 설 연휴를 앞두고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SR은 운행을 마친 열차 청소 때 차량을 소독하고, 역사 주요 시설에 하루 3번 소독을 시행한다.
우한 폐렴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SRT 수서역에서 관계자가 오전 운행을 마친 열차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수서고속철 운영사 SR은 설 연휴를 앞두고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SR은 운행을 마친 열차 청소 때 차량을 소독하고, 역사 주요 시설에 하루 3번 소독을 시행한다.

 

우한 폐렴의 불똥은 국내 호텔업계에도 튀고 있다. 서울이나 인천, 제주 등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호텔에서 '호캉스'(호텔 바캉스)를 즐기려던 고객들이 우한 폐렴 이유를 들어 예약을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유명한 한 호텔은 다음 달 내국인 예약이 약 15% 취소된 상태다.이에 호텔들도 우한 폐렴 확산에 대비해 대응에 나섰다.

롯데호텔은 이달 24일부터 국내외 전 호텔에 우한 폐렴과 관련한 대응 수칙을 전달했고, 비접촉식 체온계와 열화상 카메라 등을 설치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울러 직원과 고객 손 세정제를 곳곳에 비치하고, 수시로 소독작업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위기 경보에 따라 대응 시스템을 구축 중인 신라호텔도 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열 감지 카메라를 프런트 데스크에 비치하고, 공용 화장실 등 장소에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또 마스크를 구비해 고객 요청 시 제공 중이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 & 레지던스도 모든 직원이 마스크를 쓰고 고객 접객 등 업무를 보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아직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이외 지역으로는 출장을 완전히 중단하지는 않았으나 수시로 상황을 보고 받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한 지역에 공장을 두고 있는 SK종합화학은 현지 주재원 10여명을 모두 귀국시키고 우한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현지 임직원들에게도 마스크와 응급 키트를 제공하고 단체 조회 활동 금지와 식당 폐쇄 조치를 취했다.

우한에 공장이 있는 포스코도 현지 출장을 중단했고 이 밖의 지역으로도 현업 부서 자체 판단으로 출장을 자제하고 있다.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출장을 완전히 중단하는 조치는 취하지 않았으나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에 기아차 합작법인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차그룹은 설 연휴 기간에 우한 폐렴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각별히 유의하라는 주의를 통보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외에도 중국에 진출한 계열사 전체에 상황 발생에 대비한 비상연락망 공유 등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향후 상황 악화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도 마련했다.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에서 활동하는 LG전자는 1월 중순부터 우한 지역 출장을 금지했고 출장등록시스템과 이메일, 사내 게시판 등을 통해 중국 전역 출장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광저우(廣州) 공장 본격 양산을 준비 중인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방문 시와 방문 전후 문자 신고를 하도록 하고 있으며 감염 예방 행동요령 등을 안내하고 있다.

톈진(天津), 시안(西安) 등 지역에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중국 출장을 자제하자는 취지의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등 공식적인 대응은 없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상하이에 지사를 두고 있으나 대부분 중국 현지 직원들이 많아 현재까지 파견돼 있는 한국인 직원들에 대해 복귀 조치를 내리지 않은 상태다. 다만 중국 출장에 대해선 최근 직원들에게 출장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은 중국에 현지법인 형태로 진출하고 있으나 우한 지역에는 현지 네트워크가 없어 현재 상황을 지켜보면서 비상조치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 지도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전면에 나섰지만 확진자와 사망자가 하루 사이 급증하며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8일 0시 현재 전국 30개 성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는 4515명, 사망자는 106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1771명, 사망자는 26명 늘어난 것으로 사실상 '우한 폐렴'의 확산이 예상보다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발병지인 우한(武漢)을 포함한 후베이(湖北)성에만 확진자가 2714명으로 늘었고 이 지역 사망자도 100명에 이르러 우한발 공포심이 중국 전역을 덮고 있다. 이 가운데 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우한의 사망자는 85명이다.

중국 내 우한 폐렴 확진자 가운데 976명은 중증이며 60명은 완치 후 퇴원했다. 의심 환자는 6973명에 달한다. 현재까지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수는 4만7833명으로 이 가운데 4만4132명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다. 이밖에 중화권인 홍콩에서 8명, 마카오에서 7명, 대만에서 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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