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새 경제수석비서관에 윤종원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특명전권대사를 임명했다. 청와대 제공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3일 임기를 시작한 지 27일 만에 처음으로 출근한 것이다.

윤종원 은행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IBK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만들어 가겠다”며, “‘혁신금융’과 ‘바른 경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혁신 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행장은 신뢰, 실력, 사람, 시스템 등 네 가지를 강조했다.

윤 행장은 먼저 "'고객중심의 업무방식과 조직문화로 신뢰받는 은행'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실력의 원천은 사람”이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와 직원들의 역량 강화에 힘쓸 것”을 약속하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유연한 조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 행장은 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튼튼한 자본력을 갖추고,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여 ‘생활 기업금융’으로 신속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통과 포용을 통해 변화와 활력이 넘치는 조직을 만들어 직원들과 함께 행복한 일터, 신바람 나는 IBK를 만들어 가자”고 했다.

윤 행장은 취임식을 마친 뒤 첫 공식일정으로 ‘IBK창공(創工) 구로’, 구로동 지점, 참! 좋은 어린이집, 거래기업 올트(대표자 김태준)의 스마트공장 등 현장을 찾았다. 취임사에서 밝힌 ‘혁신금융’과 ‘행복한 일터 만들기’ 실천을 위한 행보다.

‘IBK창공’은 혁신창업기업에게 사무공간, 투‧융자,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기업은행의 창업육성플랫폼으로, 마포, 구로, 부산 세 곳에서 운영 중이며, 지난 17년 12월부터 지금까지 182개 기업을 육성했다.

올트는 ‘IBK창공 구로’의 1기 육성기업으로, 제조기업의 볼트, 너트 구매와 재고관리를 돕기 위해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을 개발‧운영 중이다.

윤 행장은 이 자리에서 “혁신창업기업 육성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금융지원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혁신창업기업 지원을 위해 대출금리를 1%포인트(p) 낮춘 총 1조원 규모의 ‘혁신성장 특별대출’을 지난 20일 출시했고, 올해 총 22조원 이상의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어 윤 행장은 구로동지점에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영업점의 고충과 애로사항 등을 듣는 자리에서 “앞으로도 현장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더 강하고 단단한 은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노조와의 갈등으로 외부 임시 집무실에서 업무를 봤던 윤 행장은 이날부터 정상 업무에 들어갔다.

윤 행장 임명에 불복해온 기업은행 노조는 임기 첫날부터 아침마다 출근 저지 투쟁을 벌여왔다. 2013년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14일)을 넘어서는 금융권 최장 행장 출근 저지 기록이었다.

노조는 여당이 지난 대선에서 '낙하산 인사 근절'을 명시한 금융노조와 더불어민주당의 정책협약을 파기했다며 이에 대한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당·정·청에 요구해왔다.

윤 행장은 지난 22일 김형선 노조위원장을 면담한 것을 포함해 5차례에 걸쳐 노조 측과 대화했다. 노사는 설 연휴에도 대화를 이어갔고,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극적으로 합의를 이뤘다. 이를 바탕으로 김형선 위원장과 윤 행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6대 노사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공동선언은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임원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고, 노조추천이사제를 유관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직무급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시 노조가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으며 희망퇴직 문제 조기 해결, 인병 휴직(휴가) 확대를 위해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 정규직 직원 처우 개선에 따른 후속 조치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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