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30만 명의 ‘농민 대통령’을 뽑는 제24대 농협중앙회장(민선 6대)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으나 역대 어느 때보다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대혼전 양상이다. 

이번 선거에는 10명의 후보가 등록해 현재 막바지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후보가 5명 안팎이던 종전보다 2배 이상 많은 후보자 난립 형세다. 현재까지 단 한 명도 사퇴 없이 저마다 당선을 장담, 이전투구의 치열한 선거전을 전개 중이어서 혼탁선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농협중앙회 선거를 앞두고 지난 설 연휴기간에 영남권 후보들간 '단일화' 회동이 예상됐으나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은 영남권에서 출마한 강호동 경남 합천율곡조합장과 최덕규 전 경남 합천가야조합장은 지난 설 연휴 기간(24~27일) 에 '후보 단일화'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다른 권역도 마찬가지다.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의 대의원 조합장 비율은 31%를 차지한다. 이번 선거는 전국 농협조합장 1118명 중 지역별로 배분된 대의원 292명이 투표하는 간선제 방식이다. 대의원 비율은 서울·경기·인천 18%, 대전·충남·충북 19%, 전남·광주·전북 22%, 강원8%, 제주2%로 분포돼 있다.

이번 선거도 지역구도와 인맥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다. 조합장과 같은 출신이나 친분이 있는 후보가 회장으로 당선됐을 때 챙기는 지분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이번 농협중앙회 회장 당선의 관건은 공생과 타협이 될 전망이다. 이번 회장 선거의 핵심 이슈의 하나가 회장 중심의 농협중앙회 집행부의 '승자 독식'에서 탈피, 농업인과 조합장 중심의 농협중앙회 의사결정체계의 재구축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지역별 후보간의 선거 이후 공생에 대한 신뢰가 차기 회장 당선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단일화와 상관없이 이들 후보들이 '막판' 표밭 다지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들은 후보 난립 상황에서 1차 선거에서 1·2위 득표가 우선 목표다. 동시에 결선에서 1차 낙선자의 후보층을 결집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선권에서 멀어진 후보끼리의 사전 합종연횡은 선택지가 아니다. 따라서 차기 회장의 윤곽은 막판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농협중앙회 회장은 선거 1차 투표에서 특정 후보자가 과반수를 넘지 못할 때에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로 뽑는다. 일각에서는 결국 어느 후보가 결선투표까지 진출하든 3등 이하의 후보자를 많이 잡는 사람이 회장이 될 것으로 점쳤다. 이미 후보들이 회장선거 투표 시나리오를 토대로 물밑에서 합종연횡이 진행 중이나 후보난립의 올해 선거에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전망이 우세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선거에서 1차 투표때 이성희 후보가 1위를 차지했지만 2차 결선투표에서 1차 투표 때 3위를 했던 최덕규 후보의 지지자들이 1차 투표 2위였던 김병원 후보에게 쏠리면서 '막판 뒤집기'가 가능했다.

권역별로 각각 2명의 후보자가 오늘 현재까지 각자의 우세를 주장하며 막판까지 득표 활동 중이다. 경남의 2명의 후보들이 영남권 후보로 나선 가운데 수도권에서는 이성희 전 경기 성남 낙생조합장과 여원구 경기 양평양서조합장, 호남권에는 유남영 전북 정읍조합장과 문병완 전남 보성조합장, 충청권에는 이주선 충남 아산 송악조합장, 김병국 전 충북 서충주조합장이 막판 선거에 올인 중이다.

특히 대의원 비중이 가장 높은 영남권에서 '후보 단일화'에 나선 강호동 율곡조합장과 최덕규 전 가야조합장의 선거 당일 움직임과 함께 이들과 경기·충청·호남권 후보들과의 물밑 협상, 또는 선거이후 후보간 논공행상을 둘러싼 물밑 거래가 24대 농협중앙회 회장 당선의 최대 변수라는 게 농협선거 관계자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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