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넘어 세계 영화사에 쏟아지는 새 기록들
한국영화 최초 아카데미상 △아시아 영화 최초 아카데미 작품상
아시아인 최초 각본상 △외국영화 최초 작품상· 감독상 동시 수상 등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역사 101년 만에 최초로 아카데미상 4관왕을 휩쓸며 국내 뿐 아니라 지구촌 영화 역사에 새 페이지를 장식했다. 

현지시각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개최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각본상과 국제영화상(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데 이어 감독상과 작품상까지 싹쓸이하며 한국 영화 최초를 넘어 아시아 영화 최초 오스카 4관왕에 올랐다.

‘기생충’은 가장 유력하게 작품상이 점쳐졌던 샘 멘데스 감독의 ‘1917’마저 제치고 오스카상을 거머쥐었다.

'1917’은 앞서 골든글로브 작품상‧감독상 2관왕,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7관왕에 올라 올해 가장 막강한 후보로 주목받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애초 아카데미의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심사 성향 등을 감안해 작품상으로 '1917’를 예상했으나 '기생충'이 작품상까지 거머쥐면서 파란을 일으키고 만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외국 영화가 작품상과 감독상을 다 가져간 건 아카데미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아시아 영화로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1951·일본)’과 리안 감독의 ‘와호장룡(2001·대만)’ 등 일본·중화권(대만) 감독들의 영화에 이어 여덟 번째 수상이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감독상 수상은 순수 아시아권 언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시아 감독으로는 대만 출신이지만 영어로 연출한 할리우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2006)’ ‘라이프 오브 파이(2013)’의 이안 감독(대만)에 이어 두번째다.

특히 각본상 수상(봉준호·한진원)은 아시아계 최초의 수상이며 비영어권로는 스페인어계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그녀에게(2002)’ 이후 17년 만이다.

한국영화의 아카데미상 도전은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외국어영화상의 문을 노크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시도돼 왔지만 본상 수상은 커녕 후보 진입에도 실패해 왔다.

또한 칸 영화제 등 유럽 권 영화계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각 그랑프리와 각본상 등을 수상하는 등 주목을 받아 왔지만 정작 미국 헐리우드에서는 외면을 받아왔다.

‘기생충’은 지난해 10월만 해도 북미권에서 불과 단 3개관에서 개봉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달 개봉관을 1000여개 넘게 확장하고 흥행몰이에 돌입하더니, 해를 넘긴 9일 현재까지 박스오피스 수입 3550만 달러(약 420억원)를 벌어들이고 있다.

'기생충'이 이 여세를 몰아간다면 역대 비영어권영화 5위인 멕시코 출신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의 스페인 영화 ‘판의 미로’(3760만 달러)를 조만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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