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칼럼] 디지털 소상공인 특별법 제정 시급하다
[통일로 칼럼] 디지털 소상공인 특별법 제정 시급하다
  • 이호연 선임기자 (leehoyon84@daum.net)
  • 승인 20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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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로 골목상권 초토화...소상공인 일자리 50만개 상실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고객정보 독점...불공정 거래 가능성 농후
오프라인 시장 독과점이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로 심화
기존 법령, 전자상거래 서비스 이전 기준...시대에 맞는 법 개정 시급

지난 5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국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주최한 '게르만민족 VS 소상공인 상생의 길은 없는가?'를 주제로 한 '온라인 유통시장 불공정거래 방지법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를 계기로 플랫폼 서비스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새로운 화두를 던져 보고자 한다.

소상공인 '곡소리' 신종코로나로 전국 진동

이호연 본보 선임기자
이호연 본보 선임기자

동네의 이웃인 자영업자의 아우성이 전국에 가득하다. 내리막 경기에서 대형 마트에 초토화된 소상공인은 배달의 민족을 포함한 온라인 유통 플랫폼서비스의 시장지배력이 막강해지면서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에 대한 경계심리의 장기화는 소상공인을 죽살이 길로 몰아간다..

2017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전(全)산업 종사자수는 1천729만명이다. 이중 소상공인 분야 종사자수는 636만명이고, 비중은 36.8%에 달한다. 대기업 종사자 비중은 177만명이고, 비중은 10.2%에 불과하다. 소상공인 종사자 비중이 대기업 종사자 비중보다 3.6배나 많다.

우리나라 인구대비 자영업자 비중은 미국의 4배, 일본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 수준으로 거의 모든 업종이 터지기 일보 직전의 포화상태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창업자 수가 폐업자 수가 많아 전체 자영업자 수는 증가했었지만, 최근엔 폐업자 수가 더 많아 향후 전체 자영업자 수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1997년부터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저성장이 고착화됐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겪는 기간 동안 인구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우리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와 인구감소 현상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초기 증상과 너무 닮아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점이다.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될 때 일본 중산층 비중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가계부채는 숨이 턱에 찰 정도이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절실한 실정이다.

■과거 정권의 정책실패로 인한 소상공인의 몰락

김영삼 정부(YS 정부)는 우리나라의 OECD가입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유통산업 현대화 정책을 펼쳤다. 1997년 대형마트의 도심상권 진출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면서, 대형마트의 도심상권 진출이 줄을 이었다.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독과점으로 인해 나타났던 불공정 거래 현상은 플랫폼 서비스 시장에 한층 더 교묘한 형태로 심화돼 나타나고 있다. (사진=노웅래 국회의원이 지난 5일 주최한 '온라인 유통시장 불공정거래 방지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 안내문)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독과점으로 인해 나타났던 불공정 거래 현상은 플랫폼 서비스 시장에 한층 더 교묘한 형태로 심화돼 나타나고 있다. (사진=노웅래 국회의원이 지난 5일 주최한 '온라인 유통시장 불공정거래 방지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 안내문)

유통법 개정 이후 대형마트는 500개 이상,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700개 이상이 도심상권에 진출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초토화시켰다. 이른 바 정부가 기울어진 운동장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이로 인해 적어도 50만개 이상의 소상공인 분야 일자리가 사라졌을 것으로 추산된다.

YS 정부 시절 국제구제금융(IMF)을 겪으면서 퇴직자들이 대거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소상공인분야의 과밀화는 시작됐다. 부실한 사회안전망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한 생계형 창업이 줄을 이었다. 이때부터 소상공인분야는 '일자리의 저수지'로 불리게 되었고, 창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다산다사(多産多死) 현상이 지속됐다. 지난 10년간 연 평균 79만명에 달하는 자영업자들이 도산했다.

박근혜 정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한·베트남 FTA를 체결했다. 이로 인해 동대문 시장 상인들과 골목상권의 자영업자들은 치명타를 입었다. 소상공인들의 피해영향조사를 통한 적절한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헌법에 보장된 이른 바 '조정보상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이로 인해 동대문 시장에는 중국산 제품이 넘쳐나게 되었고, 봉제나 신발제조업 등에 종사하는 소공인들의 경쟁력은 극도로 취약해졌다.

박근혜 정부는 수입물가 안정이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병행수입활성화 정책을 펼쳤다. 이에 편승해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들은 구매대행 서비스를 활성화시켰다. 이후 해외 직구 시장규모는 매년 20% 이상씩 성장을 했고, 지난 해 해외 직구 건수는 하루 평균 10만 건 이상으로 늘어났다.

자유무역 정신도 좋지만, 정부가 나서서 법과 제도까지 바꿔가면서 해외 직구사업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묻고 싶다. 이로 인해 해외의 직구 판매 사업자들은 관세는 물론 부가가치세도 부담하지 않게 됐다. 명백한 국내사업자 역차별이다.

이런 자영업자 핍박 정책은 동대문 시장의 불야성 현상을 시들게 만들었고, 최근에는 빈 가게가 속출하는 현상을 불러왔다.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의 의류나 신발 판매상 등의 대거 몰락현상도 이런 그릇된 정책들의 결과물일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병행수입활성화 정책'은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의 의류나 신발 판매상 등의 대거 몰락현상을 가져왔다. (사진=연합뉴스)

■ 초고속 성장가도 달리는 국내 플랫폼 서비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거형태는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등 밀집형이고, 1인 가구 증가율도 가파르다.

우리 국민이 기마민족의 후예로 디엔에이(DNA) 속에 디지털 노마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디지털 환경 이용수준은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한다.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현상과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현상은 다른 나라와 비교가 되질 않을 정도이다.

어렵고 힘든 일자리 부족현상 때문에 라이더 직종이나 택배기사 등 일자리 공급문제도 없다. 이른 바 당일 '도어 투 도어(Door-to-Door)' 로켓 배송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런 특성은 우리나라에서 다른 어떤 나라보다 플랫폼 서비스가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플랫폼 서비스의 '독과점' 역기능

플랫폼 서비스는 자동차, 전기 또는 전화 발명 등의 혁신과는 엄밀하게 구별돼야 한다. 후자는 분명히 가치창조와 깊은 관련이 있어 경제성장을 견인한다. 하지만 전자는 소비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순기능적 효과보다는 경제력 집중과 불공정거래를 유발하는 역기능적 측면이 강하다.

'타다' 서비스가 등장했다고 해서 전체 택시 승차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배달앱서비스가 등장했다고, 음식산업 전체의 매출규모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플랫폼 서비스는 다른 산업과 달리 소비자와 공급자 양쪽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개인정보는 물론, 소비행태나 구매동기 등의 정보까지 가지고 있다. 정보 독점을 통한 불공정 거래가 만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독과점으로 인해 나타났던 불공정 거래 현상은 플랫폼 서비스 시장에 한층 더 교묘한 형태로 심화돼 나타나고 있다. (사진=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
배달앱 서비스와 관련해 허술한 원산지 규제는 수입 농축수산물 시장의 수입규모를 급속도로 늘려, 국내 1차 산업 생산업자들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현상을 초래했다. (이미지=우아한형제들/연합뉴스)

■ 플랫폼 서비스, 규제해야 하는 이유

플랫폼 서비스는 경제력 집중 현상을 가져와 양극화 현상을 부추긴다.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독과점으로 인해 나타났던 불공정 거래 현상은 플랫폼 서비스 시장에 한층 더 교묘한 형태로 심화돼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불공정 거래 유형은 △광고비용 또는 판매 수수료 과다청구 △할인구폰, 수수료 등 기준 불분명 및 부당한 차별취급 △상품가격의 과도한 인하 강요와 자사거래 우선 배송 강요 △경쟁사업자와 거래 못하게 하는 배타조건부 거래 △판매자의 회원 가입 거절 및 등록상품의 수량이나 종류 제한 △거래조건 오인을 통한 부당한 고객유인, 다른 상품 등을 해당 오픈 마켓으로부터 구입하도록 구입 강요 △판매 목표 강제, 기부금 또는 협찬금 요구 △일방적인 정산 절차 △판매자에게 일방적인 책임 전가 △온라인 플랫폼의 직간접적 판매 대행으로 인한 판매 교란 △온라인 플랫폼과 판매자 간 합의된 서면 계약서 부재 등으로 알려져 있다.

플랫폼 서비스 시장에서의 규제 수위는 전반적으로 오프라인보다 약하다.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들은 기존 법령의 허점을 이용해 통신판매중개 또는 구매대행 등의 애매한 사업형태를 취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들의 사업행태는 기존 상법에 규정돼 있는 중개나 대리 개념과 확연히 다르다. 표면적으로는 중개 또는 대리 형태를 취해 수수료를 징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매매거래의 성격이 강하다.

배달앱 서비스와 관련해, 음식대금까지 소비자로부터 직접 징구하는 거래 행태도 기존의 중개서비스 개념과 분명히 다르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대금 수수 거래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

해외 직구관련 구매대행 서비스와 관련해, 온라인 유통공룡들은 소비자로부터 직접 상품 가격은 물론 배송료까지 직접 수취하고 있다. 이런 거래행태는 상법에 규정된 대리의 개념과 분명히 다르다.

기존 법령에 규정된 거래형태에 대한 개념은 전자상거래 서비스 출현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관련 법령이 시급히 개정돼야 할 것이다.

배달앱 서비스와 관련해 허술한 원산지 규제는 수입 농축수산물 시장의 수입규모를 급속도로 늘려, 국내 1차 산업 생산업자들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현상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플랫폼 서비스 시장에서의 위장 사업자 문제도 심각하다. 온라인 거래의 특성상 오프라인 거래보다 불법 거래를 적발하기가 어렵다. 정보 독점을 이용해 명의대여사업형태를 통해 직접 사업을 영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노웅래 국회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온라인 유통시장 불공정거래 방지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 스트레이트뉴스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들은 기존 법령의 허점을 이용해 통신판매중개 또는 구매대행 등의 애매한 사업형태를 취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사진=노웅래 국회의원이 지난 5일 '온라인 유통시장 불공정거래 방지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주최하고 배달앱 업체와 소상공인의 상생에 대해 논의했다. © 스트레이트뉴스)

플랫폼서비스시장에 소상공인 벼랑길 몰려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2% 안팎의 턱걸이 수준이다. 국가 전체 성장의 파이 중 정부와 대기업 몫이 늘어나면서, 내수시장 중 소상공인 몫은 정체 내지는 감소추세에 있다.

2019년 온라인쇼핑 연간 총 거래액은 134조 5천830억원으로, 2018년 대비 18.3%나 늘어났다. 배달앱 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11월 1조242억원으로, 200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오프라인에서의 유통재벌들의 지역상권 침탈은 현재 진행형이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소상공인의 급속한 몰락을 예고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부채규모는 숨이 턱에 차있을 정도로 많다. 이들이 소상공인 대거 폐업 할 경우 극빈층으로 전락해 길거리로 나 앉을 수밖에 없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수가 급속히 늘어나게 되면, 정부의 복지예산으로는 감당하기 힘들게 될 것이다.

획기적인 일자리 창출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기존의 일자리라도 지키려는 노력이 절실할 것이다.

■ 소상공인 위한 공공 플랫폼 서비스 절실

플랫폼 서비스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달앱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 수는 1천만명 이상이다. 무서운 시장 성장속도를 감안하면 조만간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서비스 이용자로 가입하게 될 것이다.

플랫폼 서비스가 대다수 국민들에게 미치게 될 영향이나 부작용 등을 감안하면, 정부가 이를 공공서비스로 지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를 통해 정부가 통신이나 전기 서비스처럼 ‘공공요금 산정 기준’에 따라 요금항목이나 수수료 수준을 통제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정부가 직접 나서서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민간사업 영역에 정부가 직접 뛰어들어 시장경제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제로페이 서비스나 온누리 상품권 또는 지역사랑 상품권 서비스 등의 선례가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소상공인 디지털화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할 것이다. 오프라인 정책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나마 힘들게 연명하고 있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상인들이 급속하게 무너지게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영역별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해 지역별 업종별 소상공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플랫폼 성장 속도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높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입법사례를 참조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디지털 지원을 통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살려줄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경쟁력은 세계 1~2위 수준이다. 우리의 전자정부 시스템은 많은 나라에 수출되고 있다. 플랫폼 서비스의 확장세는 세계 어떤 나라에서도 피할 수 없는 현상이 될 것이다. 소상공인의 몰락과 이로 인한 일자리 문제도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우리나라가 공공 플랫폼 서비스를 먼저 개발해 운용한다면, 전 세계를 상대로 시스템 수출 기회도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일거양득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대형 마트에다 민간 유통 플랫폼 서비스의 공룡화로 소상공인은 곱사등이다. 맞춤형 공공 플랫폼 서비스의 조기 도입을 포함한 디지털 소상공인 특별법 제정은 가뭄에 단비로서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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