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깃발
영화 '영광의 깃발' 스틸컷

 

영화 <영광의 깃발>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남북전쟁 당시 전쟁의 흐름을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건을 다루고 있다.

흑인들로만 구성된 제 54연대의 와그너 요새 공격은 비록 실패로 끝났으나, 흑인은 비윤리적이고 어린아이 같으며 제대로 군기를 잡을 수 없다는 백인들의 편견을 종식시킨 사건이었다.

언덕으로 올라가며 적의 집중포화를 받아야 하는, 위험하다 못해 무모한 시도 속에서도 병사들은 꿋꿋이 지휘관을 따라 돌격했다.

이날 제 54연대가 보인 용맹함은 이후 흑인 자원병을 꾸준히 모집하는 계기가 되었고, 남북전쟁 종전 당시 흑인 병사의 수가 18만여 명까지 이르게 되었다.

20세기 들어서까지 흑인 인권 문제는 끊임없이 미국의 발목을 잡았고, 베트남 전쟁에 이르러서야 백인과 흑인 병사들이 같은 부대에 몸담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한 세기 전에 흑인들은 명령에 칼 같이 복종하는 군인으로서, 그리고 신념을 위해 온몸을 바쳐 싸우는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현실적인 전투 장면이 압권이다.

프레디 프란시스의 촬영, 미술감독 노먼 가우드와 의상 담당 프랜신 제이미슨이 심혈을 기울여 고증하고 재연한 당시 시대상, 그리고 영상에 감동을 더한 제임스 호너의 격동적인 음악과 배우들의 열연이 맞물려, 영화 도입부와 엔딩에서 압도적인 전투씬이 탄생했다.

현대전과는 완전히 다른 전투 방식이지만 현대전 못지않게 잔인하고 참혹한 아비규환의 상황을 생생하게 잘 그려냈다. 54연대 소속 병사 역할을 맡은 모건 프리먼, 안드레 브라우퍼, 덴젤 워싱턴의 연기 또한 인상적이다.

군대와는 전혀 맞지 않을 듯한 어중이떠중이들이 모여서 조금씩 진정한 군인이 되어가고, 지휘관을 중심으로 단단한 결속력과 우애를 다지는 과정도 흥미롭게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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