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지역확산 우려 증폭, 방역 궤도수정 불가피
코로나19 지역확산 우려 증폭, 방역 궤도수정 불가피
  • 고우현 기자 (betterman89@gmail.com)
  • 승인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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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9번째 환자와 그의 아내인 30번째 환자가 격리된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
17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9번째 환자와 그의 아내인 30번째 환자가 격리된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으나, 해외 여행력이 없고 확진자와의 접촉력도 없는 환자가 발생하자 국내에서도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내 코로나19 전파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9번 환자(82세. 남성. 한국인)는 지금까지 역학조사 결과, 국외 위험지역을 다녀온 적이 없고, 다른 코로나19 환자와도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현재 29번 환자가 어디서 감염됐는지 구체적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다.

29번 환자의 아내도 전날 밤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되면서 서울대병원에 입원 격리되면서 30번 환자로 기록됐다. 이들 부부환자는 방역당국의 방역망 밖에서 나와 '국내 첫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될 수 있기에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 28명의 역학 조사를 바탕으로 역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중국 등 해외 유입 사례 16명(57.1%), 국내 2, 3차 감염 사례 10명(35.7%)이었다. 다만 태국에서 감염된 16번 환자(43)의 딸인 18번 환자(21세 여성, 한국인)와 3번 환자의 지인인 28번 환자(31세 여성, 중국인) 등 2명에 대해서만 정확한 감염원, 감염 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처럼 감염경로를 모르는 코로나19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미 국내 지역사회에 코로나19가 많이 번졌을 가능성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9번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결과적으로 감염경로를 확인하지 못해 지역사회에 코로나19가 전파된 것으로 나타나면 현재의 방역 전략 손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방역 당국은 그동안 공항에서 입국자를 체크해서 차단하고, 확진자 동선을 추적하고 격리 조치하며, 접촉자를 관리해 자가격리하는 등 원천봉쇄 방식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해왔다.

그러나 앞으로 지역사회 감염자가 늘어나면 이런 방역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갈수록 역학적 연결고리가 없는 환자가 더 나오는 등 구멍이 뚫리면 순식간에 번질 수 있어 이른바 완화 전략으로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 여행 이력이라든지, 이미 확진 받은 환자와 접촉 등 이런 부분들이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이 산발적으로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역학적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가 생긴 것은 국내 지역사회 감염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있는 만큼 현재의 방역대책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것이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 오른쪽)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상황점검회의 결과 등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 오른쪽)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상황점검회의 결과 등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시기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나라에서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인지는 29·30번 환자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면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29·30번에 대한 판단 결과와 별개로 정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으나, 최근 상황은 더욱 긴장이 필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며 "이미 우리 주변의 여러 국가에서 감염 원인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증상이 경미한 상태에서도 전파가 잘 이루어지는 특징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 지역사회로 유입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내고 이를 지연시키는 한편,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유행의 규모와 여파를 줄이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현시점에서의 적절한 방역관리대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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