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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특집-온라인마권⑦] 한국마사회 경마, 불법 이기려면 경쟁력 갖춰야
[스트레이트특집-온라인마권⑦] 한국마사회 경마, 불법 이기려면 경쟁력 갖춰야
  • 김태현 선임기자 (bizlink@hanmail.net)
  • 승인 202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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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성장세 저지 최선책은 합법경마산업 경쟁력 강화
변화된 경마산업 환경,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 필요해
경마 선진국, 온라인 불법 성장세 온라인 합법으로 잡아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운명 오는 26일 판가름
중장기적으로 구매상한선과 세율, 환급율 조정 고려해야

영국에서 귀족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로 출발한 경마,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미국, 호주, 독일, 프랑스 등 경마선진국에서는 이미 국민레저스포츠로 자리를 잡았지만, 한국경마는 일제 강점기에 우리 국민의 반감을 사면서 출발한 데다 ‘시행은 하되 장려는 하지 않았던’ 정부 정책 탓에 부정적인 인식이 매우 강하다.

경마는 정말 도박일 뿐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합법 사행산업 7종 중 가장 큰 세수 확보원으로 공공재정 조성에 일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건전한 여가문화를 제공한다. 사회와 문화의식이 발전하고 힐링(healing) 활동에 대한 수요가 늘어감에 따라 차츰 공익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온라인 마권발매’와 관련된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여론은 둘로 갈려 있다. 지금도 문제가 많은데 온라인까지 허용하면 ‘도박공화국’이 된다는 쪽과 온라인 마권발매야말로 급팽창 중인 온라인 불법도박시장을 잡을 가장 확실한 방안이라는 쪽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국내외 합법 사행산업의 규모와 우리 국민이 경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 불법도박의 규모와 실태, 한국마사회의 사회공헌 정도 등에 대해 살펴보고, 한국마사회가 추진 중인 온라인 마권발매가 시의적절한지 여부를 독자 여러분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특집 기획기사 시리즈를 준비했다.<편집자주>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합법경마산업이 최근 10년째 매출 7조 원대로 정체 내지 퇴보하고 있는 사이, 불법경마는 연간 13조5,000억 원 규모로 덩치를 불렸다. 불법경마의 성장세를 저지하려면 합법경마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다.

지난해 11월 29일,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제주갑) 등 국회의원 19인은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발의했다. 법안은 지난 18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고, 오는 25일 농림법안소위 심사를 거쳐 26일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번에 상정된 법안의 골자는 한국마사회법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마권 발매 규정을 두어 전자식 발매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불법경마의 성장세를 저지하고, 장외발매소 과밀화 문제를 해소해 사회적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회에는 변화된 경마산업 환경과 경마 온라인 마권 발매의 경과, 일부개정법률안의 내용을 중심으로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 재도입, 마권 구매상한선 조정, 고객 환급율 제고 등 합법경마시장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들을 살펴본다.

◆변화된 경마산업 환경

불법경마는 익명성과 무제한 베팅, 페이백, 온라인 구매 편의성, 풍성한 즐길거리 등 다양한 장점을 무기삼아 끊임없이 확산되면서 매년 2조 원을 상회하는 조세 손실과 도박중독자 양산, 조직범죄 자금원 이용 등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대응책은 없을까?

경찰청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한국마사회가 첨단 장비와 공조단속을 통해 사이버범죄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불법경마의 성장세를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ICT 기술발전과 범죄의 지능화, 해외 서버 이용 등으로 불법경마의 성장세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이다. 합법경마산업의 경쟁력에 구멍이 나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경마장 이용객들을 대상으로 ‘합법경마산업이 개선할 부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용객들의 응답은 ▲환급금 인상, ▲구매금액 및 보상 조정, ▲구매 및 환급방식 다양화 순이었다. 특히 구매 및 환급방식 다양화와 관련,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온라인 도입’을 첫손에 꼽았다.

이제 고전적인 오프라인 경마방식으로는 온라인 불법경마를 이길 수 없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다. ICT 기술발전 덕에 마권 구매 환경도 변했다. 경마를 시행하는 대부분의 국가는 이미 장외발매소 등을 통한 ‘집객식 마권 발매방식’을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온라인 불법은 온라인 합법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집객식 마권구매 환경 하에서는 불법경마 이용자를 제도권으로 견인하기도, 지하경제화 되어 있는 불법경마를 근절하기도 어렵다. 말산업 진흥과 국가・지자체 재정 기여 등 합법경마산업이 지닌 순기능적 측면을 극대화하기도, 건전경마 활성화를 통해 레저스포츠로 도약하기도 어렵다.

세계적인 온라인 베팅업체 ‘오프트랙베팅(OFF TRACK BETTING)’과 ‘벳365(bet365)’의 메인 화면 ⓒ스트레이트뉴스
세계적인 온라인 베팅업체 ‘오프트랙베팅(OFF TRACK BETTING)’과 ‘벳365(bet365)’의 메인 화면 ⓒ스트레이트뉴스

온라인 불법경마에 대한 가장 강력한 대응 방안은 마권 발매시스템의 세계적인 경향을 추수해 합법경마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경마산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 국가 중심인 수익분배구조를 고객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도 요구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 재도입, 마권 구매상한선 조정, 마권발매금이나 환급금에 부과하는 세율의 인하 및 환급율 상향 조정 등이 거론된다.

◆온라인 마권 발매, ‘신설’ 아닌 ‘재도입’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2009년까지 운영된 적이 있다. 당시 경마 이용자들은 리빙TV 등 케이블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경주를 관전하면서 베팅할 수 있었다.

지금도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이 운영되고는 있지만, 서울과 제주, 부산경남 등 렛츠런파크(경마공원) 3개소와 30개 장외발매소 내에서만 휴대전화와 태블릿PC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경마장 외부에서 베팅할 수 있는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이 도입된 건 1996년 11월이었다. 텔레벳(Telebet)으로 시작됐고, 이후 2001년에 ARS가, 2004년에 모바일(Mobile)이, 2005년에는 PC발매가 더해졌다.

온라인 경마 베팅업체 ‘트윈스파이어스(Twinspires)’가 제공하는 경마 가이드 ⓒ스트레이트뉴스
온라인 경마 베팅업체 ‘트윈스파이어스(Twinspires)’가 제공하는 경마 가이드 ⓒ스트레이트뉴스

그런데 2002년 한국마사회법이 개정되면서 온라인 마권 발매를 금지하는 근거가 발생했다. 한국마사회법 제6조 제1항 “마사회는 경마를 개최할 때 마권을 발매할 수 있다”는 조항에 “경마장 안에서”라는 문구가 추가되면서다.

학계에서는 이 문구가 추가된 이유로 경마장과 장외발매소를 단순 분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전에 없었던 장외발매소 규정이 법에 추가되면서 ‘경마장 안’ 마권 발매와 경마장 밖, 즉 ‘장외발매소’ 마권 발매를 단순 구분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프라인이 대세이던 시절이라 애초부터 온라인은 고려사항이 아니었던 셈이다.

그러나 2006년, 감사원은 특별감사에서 “경마장 안에서”라는 문구를 지목하면서 “온라인 발매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2009년 7월 결국 온라인 발매가 중단됐다. “경마장 안에서”라는 문구는 지금까지 말산업과 합법경마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온라인 마권 발매가 재개되면 매출이 폭증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온라인 발매 당시(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마사회의 총매출 대비 온라인매출의 비율은 1.5%~3.5%로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다. 온라인의 평균 구매금액은 13,100원으로, 16,300원인 오프라인 대비 80% 수준이었다. 매출 폭증도, 과다몰입도 없었던 것이다.

온라인 마권 발매(2004~2008년) 당시 매출액 및 비율 ⓒ스트레이트뉴스
온라인 마권 발매(2004~2008년) 당시 매출액 및 비율 ⓒ스트레이트뉴스

온라인 마권 발매 중단은 ‘불법경마의 기승’이라는 부작용을 낳았고, 매년 13조5,000억 원 규모의 매머드 블랙마켓(black market)이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그에 따른 조세 손실액만 최소 2조 원으로 추정된다. 그것도 매년이다.

◆일부개정법률안, 어떻게 바뀌나?

이번에 본회의에 상정된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의 핵심은 제6조 제1항과 제3항이다.

제1항은 ‘경마장 안에서’라는 문구가 삭제돼 2002년 이전으로 돌아갔다. 제3항에는 경마장과 장외발매소 이외의 장소에서 마권을 발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일부 학계와 언론을 중심으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한국마사회의 매출 폭증이 우려된다”는 시선이 있지만, 법안에는 이를 방지하는 마권 발매 일시 중단, 장외발매소 규모 조정 등의 조항도 담겨 있다.

◆불법 이기는 온라인 마권 발매

온라인도박이 불법인 미국을 포함, 영국과 프랑스, 홍콩, 일본 등 대부분의 경마 선진국은 온라인 발매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경마는 특히 여타 사행산업과 달리 말산업을 진흥할 수 있는 기반산업이라서 우선적으로 허용했다.

독일의 경우, 경마에 대해서는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했지만, 복권과 스포츠베팅의 완전한 온라인 발매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거꾸로다. 스포츠토토는 2004년부터, 복권(lotto)은 ‘복권 및 복권기금법’ 개정(2016)에 이어 2018년부터 온라인 판매를 개시했지만, 경마에 대해서만큼은 여전히 ‘집객식 마권 발매시스템’을 고집하고 있다. 2002년 삽입된 ‘경마장 안에서’라는 문구 탓이다.

주요국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 여부 ⓒ스트레이트뉴스
주요국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 여부 ⓒ스트레이트뉴스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이 허용될 경우, 불법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합법경마산업이 제공하는 경주 정보와 환급시스템의 신뢰도가 불법경마보다 월등히 우수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불법경마 이용자 유인효과와 불법경마 성장세 저지효과가 높다.

실제로 영국, 일본, 홍콩 등 오래전부터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한 국가들은 불법도박의 규모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을 채택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도 불법도박은 맥을 못 추고 있다.

2008년 온라인 발매를 시작한 이탈리아의 경우, 1년 전인 2007년부터 불법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2008년 합법과 불법의 골든크로스가 형성됐다. 프랑스에서도 2010년 온라인 발매가 시작되자마자 합법과 불법의 골든크로스가 만들어졌다.

불법 천국이던 독일에서도 온라인 발매를 시작한 2011년을 기점으로 불법의 성장세가 현저히 꺾였다. 온라인 발매시스템이 불법의 성장세 저지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00년대에 온라인 발매를 허용한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의 합법스포츠베팅과 불법스포츠베팅 시장규모 변화 추이 ⓒ스트레이트뉴스
2000년대에 온라인 발매를 허용한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의 합법스포츠베팅과 불법스포츠베팅 시장규모 변화 추이 ⓒ스트레이트뉴스

특히, 이웃 일본의 경우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은 1998년 총매출의 63%를 차지하던 장외발매소 매출을 2018년 26.3%로 떨어뜨리고, 그 자리를 대체(68.8%)하는 등 사회문제를 야기하던 장외발매소를 건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일본의 장외발매소는 사회문제를 양산하는 대신 말이라는 테마를 주제로 한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복합문화시설로 발전, 지역주민들이 즐겨 찾는 새로운 문화 중심으로 부상해 있다.

합법경마산업의 매출액 중 70%가량을 차지하지만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만들어내는 장외발매소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 재도입은 긴요하다.

일본중앙경마회의 장외발매소 및 온라인 매출 비중 추이 ⓒ스트레이트뉴스
일본중앙경마회의 장외발매소 및 온라인 매출 비중 추이 ⓒ스트레이트뉴스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이 도입되면, 불법경마 성장세 저지를 통해 합법경마산업의 환경 개선과 세수 증대를 기할 수 있고, 불법경마에 빠진 일부 젊은 층을 합법으로 유인해 승・경마 저변을 확대할 수도 있다.

다행히 한국마사회는 폐쇄형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과 마이카드에 기반한 전자카드제, 그리고 장내 와이파이(Wi-Fi)를 이용하는 모바일 발권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언제든 개방형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으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다. 불법 잡고 말산업을 진흥시킬 수 있는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의 재도입, 더 이상 주저할 명분도, 이유도 없다.

◆마권 구매상한선 조정

마권 구매상한선이란, 경주 1회당 최대한 베팅할 수 있는 한도를 말한다. 과도한 마권 구매를 억제하기 위해 1984년 처음 도입됐다. 현재 운용 중인 구매상한선은 10만 원인데, 합법경마 이용객들은 너무 적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의 구매상한선이 만들어진 건, 80년대 중후반에 출시된 최고급 승용차 ‘그랜저 3.0V6’(현대자동차)와 ‘로열 수퍼살롱’(대우자동차)이 여전히 건재하던 1994년이다. ‘응답하라 1994’, 잠시 북한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성수대교가 내려앉았던 26년 전으로 되돌아가 보자.

현대자동차 그랜저와 대우자동자 로열 수퍼살롱의 신문광고 ⓒ스트레이트뉴스
현대자동차 그랜저와 대우자동자 로열 수퍼살롱의 신문광고 ⓒ스트레이트뉴스

용산전자상가에서 금성사(현 LG전자)가 출시한 DVD(비디오테이프 재생기)와 전동타자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수능 첫 세대인 94학번 학생들이 두께가 엄청난 브라운관 컴퓨터 모니터와 LP판, 카세트테이프가 전시된 매장을 둘러본다.

금성사(GoldStar)가 제조한 TV에서 국내 종합주가지수가 1138.75p로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다는 뉴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256Mb D램을 개발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94학번 여학생이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휴대폰이 아니라 한국통신(현 KT)의 주요 수입원인 공중전화로 말이다.

1994년, 체신부(현 우정사업본부)가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 종합계획’을 발표하자, 한국통신(KT)은 국내 최초로 상업 인터넷 서비스인 ‘KORNET’을 개통했다. 곧바로 데이콤이 뒤따랐고, 나우콤은 PC통신 ‘나우누리’ 서비스를 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에 ‘윈도우 NT3.5’를 발매했다.

2020년 현재 DVD와 전동타자기, 브라운관 모니터, 카세트테이프는 박물관에 가 있다. ㈜케이티(KT)가 공중전화를 수입원에서 제외한 지는 오래이고, PC통신이 무엇인지 모르는 국민이 1/3을 넘는다.

삼성전자는 최근 슈퍼컴퓨터(HPC)와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에 활용될 수 있는 3세대 초고속 D램 ‘플래시볼트(Flashbolt)’를 출시했다. 16 기가바이트(GB)다. 26년 전 세계 최초로 개발한 256(Mb) D램은 초미세먼지 수준이다. 그동안 코스피(KOSPI) 종합주가지수는 두 배가량 뛰어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얼마 전 ‘윈도우 10’을 발매했다.

2020년의 발전상은 모든 면에서 1994년을 압도한다. 인상이 가장 어렵다는 짜장면 가격만 해도 1994년 1,734원(통계청)에서 최소 4,000원, 평균 6,000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마권 구매상한선은 26년째 요지부동, 10만 원이다. 물가상승률도, 향상된 소비수준도 마권 구매상한선에는 통하지 않는다.

야간 벚꽃축제가 한창인 렛츠런파크 서울(서울경마공원)(2017.04)(자료:서울관광재단) ⓒ스트레이트뉴스
야간 벚꽃축제가 한창인 렛츠런파크 서울(서울경마공원)(2017.04)(자료:서울관광재단) ⓒ스트레이트뉴스

합법경마 이용객 중에 제1경주에 10만 원, 제2경주에 10만 원, 제3경주에 10만 원, 이런 방식으로 마권을 구매하는 사람은 초보 외에는 없다. 나름의 분석을 통해 승률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주의 마권을 구매한다. 잃었을 때도 손실금을 만회하기 위해 특정 경주에 베팅을 집중한다. 그러나 아무리 집중한다 해도 10만 원까지다.

문제는 이런 구매상한선 때문에 합법경마 이용자들이 불법경마로 갈아탄다는 점이다. 불법에는 구매상한선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금성사와 256Mb D램, PC통신 시절에 설정된 구매상한선이 최소 2조 원에 달하는 조세 손실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불법경마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불법경마를 하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38.1%가 “베팅 상한금액이 없어서”라고 답했다(불법사설경마의 실태와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 2016). 이와 관련, 마사회 관계자로부터 입장을 들었다.

“마권 구매상한선 때문에 불법경마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국가가 경마 이용객들을 보호하려는 취지는 당연하지만, 다 큰 성인들에 대한 우려가 필요 이상으로 크지 않나 싶다. 나라가 발전한 만큼 소비수준과 문화의식도 높아졌다. 구매상한선을 최소한 물가상승률만큼이라도 고려해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홍콩, 일본 등 모든 경마 선진국과 경마를 시행하는 전 세계 100여 개국 중 마권 구매상한선을 운용하는 나라는 얼마나 될까? 놀랍게도 단 한 곳, 한국뿐이다. 과도한 몰입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되, 마권 구매상한선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세율 인하 및 고객 환급율 상향 조정

불법경마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합법경마에서는 기대치를 만족시킬 만한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합리적 의심’이 있고, 그 의심을 역이용하는 범죄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심의 배경에 ‘낮은 환급율’이 있다.

기수와 말의 우승 경력을 비롯해 경주 당일 몸 상태와 날씨, 승률, 승식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마권이 적중했다 해도, 경마 이용자들은 시쳇말로 ‘떼어가는 돈’이 너무 많다고 느낀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조사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응한 불법경마 경험자 중 46.1%가 ‘불법경마를 하는 이유’로 ‘더 많은 환급금’을 꼽았던 것(불법사설경마의 실태와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 2016).

“나는 크게 걸지는 않고 그냥 재미삼아 하는 정도인데, 솔직히 세금이 좀 많기는 하지.” -이관호(59, 서울 관악구)-

“잃는 게 다반사죠 뭐. 근데 어쩌다가 따면요, 세금이 절반이요, 절반. 아니, 내가 열심히 분석해서 딴 돈을 왜 그렇게 많이 걷어 가냐고요.” -김정윤(44, 서울 중랑구)-

렛츠런파크 서울(서울경마공원)을 틈틈이 방문한다는 이용객들의 반응이다. 적중 금액의 절반을 떼어간다는 응답은 과장됐지만, 세금이 적진 않다.

경주가 개최되기 전 ‘예시장’에서 출주마들의 상태를 체크하는 렛츠런파크 서울 이용객들(상)과 일본중앙경마회(JRA) 이용객들(하)(자료:blog.naver.반달곰/JRA) ⓒ스트레이트뉴스
경주가 개최되기 전 ‘예시장’에서 출주마들의 상태를 체크하는 렛츠런파크 서울 이용객들(상)과 일본중앙경마회(JRA) 이용객들(하)(자료:blog.naver.반달곰/JRA) ⓒ스트레이트뉴스

먼저, 마권을 살 때 마권발매금 중 16%가 레저세와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로 공제된다. 마권이 적중했을 때도 배당률이 100배를 초과하거나 환급금이 200만 원을 넘을 경우, 기타소득세(환급금의 20%)와 지방소득세(환급금의 2%) 등 총 22%의 소득세가 원천 징수된다.

경마산업은 2018년 한 해 동안 국세 4,224억 원(농어촌특별세, 기타소득세 등)과 지방세 1조855억 원(레저세, 지방교육세 등), 축산발전기금 1,565억 원, 사회공헌 기부금 132억 원 등 총 1조6,776억 원의 세금 및 기금을 납부・집행해 국가와 지자체 재정과 말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그러나 늘 잃다가 모처럼 적중한 경마 이용자 입장에서는 마권을 살 때 공제되는 레저세와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 외에도 자신이 받아야 할 금액 중 22%를 세금으로 추가 납부하는 상황이라 마뜩찮다. 세금이 너무 과하다며 헌법소원을 낸 경마 이용자가 있을 정도다.

반면 불법경마는 세금 한 푼 내지 않아 환급율이 90% 수준(합법경마산업의 환급율은 73%)이다. 베팅 상한선도 없고, 적중하지 못한 이용자에게 이른바 ‘개평(위로금)’까지 제공한다. 이것이 불법경마가 기승을 부리는 또 하나의 이유다.

마권발매금 및 환급금에 부과하는 세율을 조정하고 소득세 납부 방법을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유인효과를 거둘 수 있다. 소득세를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로 납부하도록 하면 조세저항도 줄일 수 있다. 적중되지 못한 마권의 구매금액을 전산으로 미리 공제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대부분의 경마 선진국은 환급금에 부과하는 소득세를 폐지하고 있다. 일본은 환급금의 절반에 대해 다른 소득과 합산, 종합소득세로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이 사안을 바로 시행하기는 어렵다. 중장기적으로 매출총량 확대 규모에 맞춘 추진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세계경마의 대세로 자리 잡은 온라인 마권 발매 ⓒ스트레이트뉴스
세계경마의 대세로 자리 잡은 온라인 마권 발매 ⓒ스트레이트뉴스

4차산업혁명의 시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경마산업 환경 하에서 고전적인 ‘집객식 마권 발매시스템’으로는 불법경마를 잡기도, 건전경마 활성화를 통해 진정한 국민레저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기도 어렵다.

한국을 제외한 세계는 온라인 불법경마에 온라인 합법경마로 대응하고 있다. 갈수록 덩치를 키우는 불법경마를 잡고 합법경마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2009년 중단된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을 재도입하는 것이다.

강창일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19인의 의원이 공동발의한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심사가 이달 25일 국회 농림법안소위에서 진행된다.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 재도입’ 여부는 26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후속기사에서는 마사회 매출의 급격한 증가와 과도한 베팅에 대한 우려, 미성년자 접근 및 타인 명의 도용 우려, 불법경마 확산과 사행심 조장에 대한 우려 등 온라인 마권 발매시스템 재도입과 관련된 이슈들을 쟁점별로 살펴본다.
bizlink@straightnews.co.kr

이전기사 ▶ [스트레이트특집-온라인마권⑥] 불법 잡고 합법경마산업 보호대책 마련해야
후속기사 ▶ [스트레이트특집-온라인마권⑧] 쟁점별로 따져본 경마 온라인 마권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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