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지 율곡 59㎡ 2억9500만원(12월)→3억5000만원(2월)
4단지 한라 59㎡ 3억2500만원(12월)→4억원(2월)
7단지 우륵 59㎡ 경매에 47명 몰리며 132%에 낙찰돼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지역 규제 나오면서 분위기 바뀌어

지난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산본 신도시 아파트값이 12월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1월 0.12%, 2월 0.24% 오르는 등 상승폭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산본신도시 아파트 매매시장이 심상치 않다. 59㎡(이하 전용면적) 아파트가 최근 1억원 가까이 오른 가격에 거래가 되는가 하면 법원경매에 나온 아파트는 감정가의 132%에 낙찰됐다. 응찰자도 무려 50명 가까이 몰렸다.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하고 있는 산본은 지난 1990년대 초반 분당·일산·평촌과 함께 조성된 1기 신도시이다. 수리산으로 둘러싸인 쾌적한 자연환경과 조용한 이미지로 주목받았지만 다른 신도시에 비해 도시규모가 적고 자족기능이 떨어져 주택시장에서 소외됐던 지역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한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지역에 대한 규제가 나오면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는 양상이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보면 3단지 율곡주공아파트 59㎡(10층)는 최근 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거래된 같은 면적대의 아파트가 2억95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두 달 정도 사이에 55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4단지 한라주공 59㎡ 두 달새 7500만원 뛰어

지하철 4호선 수리산역이 인접한 한라주공아파트4단지 59㎡형의 경우 지난해 12월 3억2500만원(7층)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 1월  3억5000만원(11층), 2월에는 4억원(6층)에 팔렸다. 두 달 정도 사이에 무려 7500만원이나 뛴 것이다.

중형 아파트인 1단지 무궁화주공 75㎡도 지난해 12월 3억7800만원(8층)에 거래됐지만 지난 2월 15일에는 4억500만원(14층)에 새 주인을 만났다.

산본신도시 아파트값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이 초강세를 보이는 동안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부동산114의 통계를 보면 산본신도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1월과 11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서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12월 상승세로 돌아섰고 1월 0.12%, 2월 0.24% 등 상승폭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산본은 비규제지역으로 안양 등 주변 지역 아파트값이 오를 때도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적었던 곳"이라며 "하지만 주변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시세도 따라 올라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7단지 우륵주공아파트 경매에 47명 몰려

이 같은 산본신도시 아파트 시장에서의 이상 신호는 경매시장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5일 법원경매가 진행된 산본동 우륵주공7단지 59㎡는 3억8899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가 2억95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감정가의 132%에 새 주인을 만난 것이다. 응찰자수도 무려 47명이나 몰렸다.

지난 25일 진행된 법원경매에서 산본동 우륵주공7단지 59㎡가 감정가의 132%에 낙찰됐다. 응찰자도 무려 47명이나 몰렸다.

지하철 1·4호선 환승역인 금정역과 비교적 가까운 산본동 래미안하이어스 85㎡도 같은 날 진행된 입찰에서 8억62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역시 감정가(7억4500만원)보다 16% 정도 높은 가격이다. 낙찰자 역시 18명으로 비교적 많았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 진행된 군포시 내 경매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97% 수준이었지만 2월 들어서는 지금까지 평균 110%로 10%포인트 넘게 치솟았다. 평균 응찰자 수도 지난 1월 6명에서 2월 들어서는 25명으로 크게 늘었다.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이 오르고 응찰자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향후 아파트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지지옥션 연구원은 "산본신도시가 있는 군포시 아파트 낙찰가율을 보면 올 1월 들어 전월 대비 9%포인트 상승한데 이어, 2월에는 110%까지 급상했고 응찰자 수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또 "산본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된 안양 만안구나 의왕시와 입지여건이 크게 차이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교통 호재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투자 세력이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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