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CEO 구현모, 잇단 의혹에 짙어지는 내홍
KT새노조, 최대주주 국민연금에 현장조사 요청

현 KT CEO인 황창규 회장(좌)과 차기 CEO로 선임된 구현모 사장.

KT의 차기 CEO로 선임될 예정인 구현모 사장의 선임 결정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현장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KT 내부에서 나와 새 CEO 선임을 놓고 짙은 내홍이 예상된다.

KT새노조(위원장 손일곤)는 5일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 신임 CEO인 구현모 사장의 선임과정에서 각종 의혹들이 있다면서 현장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 2019년 12월 KT 이사회는 황창규 회장(CEO)의 후임으로 구현모 사장을 조건부 차기 CEO 로 선임했다.

노조는 진정서에서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및 배임·횡령 등 혐의로 황창규 회장과 구현모 사장 등 총 7명의 KT 임직원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피의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CEO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인다'라는 조건을 붙여 KT 차기 CEO 로 선임하는 등 일반적인 주주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경영의사결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KT 이사회 내 CEO 선임 의결기구인 '지배구조위원회'에서 특정후보를 고의적으로 낙마시킨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당시 사외이사들 사이에 CEO 선임과정에 관한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KT 이사회는 대표이사 CEO를 회장이 아닌 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KT 정관과 이사회 규정 등을 명백하게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현행 KT 이사회 규정과 정관은 회장을 CEO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의 이사회 의사록 열람 요청에 대한 사측의 답변. KT새노조 제공
노조의 이사회 의사록 열람 요청에 대한 사측의 답변. KT새노조 제공

최근 노조는 선임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사측에 이사회 의사록의 공개를 요청했다. 하지만 사측은 '주요 투자자로부터 이번 CEO 선임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잘 진행됐다'는 인정을 받았다는 답변을 해왔을뿐 지난 3일 의사록 공개를 최종 거절했다.

손일곤 위원장은 "주주로서 KT새노조의 정당한 요구에는 불투명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경영견제 활동을 통해 KT의 투명성이 제고되고,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진정의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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