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영향 가늠 어려워" 여전히 신중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대유행) 선언으로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 대응을 살피면서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담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의결해 국회에 제출했다.

한은은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확대하고 있다"면서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주요국의 통화정책 대응,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지는않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 위기에 빠지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1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0.25%로 50bp(1bp=0.01%) 인하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3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충격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전격 인하한 바 있다.

그러나 한은은 코로나19의 확산 정도 및 지속 기간에 따라 경제적 파급 영향이 달라질 수 있고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아직까지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은의 이러한 입장에는 금리인하가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달리 시장을 자극해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12·16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출 증가세의 확대와 주택가격 추가 상승 기대치가 높은 점을 지적하며 가계대출 증가에 대해 경계를 표했다.

한은은 "가계대출은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증가세가 확대했다"며 "가계부채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택가격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이외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이같은 입장은 앞으로 글로벌 경제의 추이와 주요국의 통화정책에 따라 금리인하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금리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한은 금통위가 4월 9일로 예정된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표=한국은행)
(도표=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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