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파민트=유인경 기자] 2012년 06월 27일 

날이 더워지는 여름이 되면, 10대 딸을 둔 엄마들은 괜히 신경이 더 쓰인다. 휴가철과 겹쳐지면서 얌전한 모범생들도 들뜨기 쉬운 계절이기 때문이다. 귀가시간이며 옷차림에 대한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은 딸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엄마들의 본능일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성관계 경험이 있는 10대 청소년들이 처음으로 성경험을 한 나이가 평균 13.6세라고 하니, ‘설마, 우리 애는 괜찮겠지?’라는 방심은 금물이다. 실제로 2010년 임신한 10대는 2,500명으로 5년 전에 비해 72%나 늘었으며, 불법낙태까지 포함하면 10대들의 임신은 통계치 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은 10대의 성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자궁경부암연구회 김현미 위원은 우리나라 소녀들의 평균 초경연령이 11.98세로 부모세대보다 현격히 빨라진 만큼, 부모들이 일찍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0대들의 성교육에 대해 부모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자. 어머니가 직접 초경을 시작한 딸을 데리고 산부인과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다.

김현미 위원은 초경을 시작한 딸의 생리양상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기질적인 산부인과 문제가 없는지 진찰을 받은 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을 듣고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게 된다면 딸의 건강관리는 물론, 성교육도 겸할 수 있어 다음과 같은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첫째, 청소년이라도 초경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산부인과 검진을 시작함으로써 성인이 되어서도 규칙적으로 검진을 받게 되면, 추후 발병할 수도 있는 여성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을 갖게 되는 셈이다.

둘째,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성경험 이전에 접종해 자궁경부암 예방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다.

셋째.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너무 이른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하거나 성관계 파트너가 다수인 경우에는 자궁경부암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등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

실제로 10대 여성의 신체는 아직 미성숙한 상태라,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에 취약하다. 아직 완전히 성숙되지 않아 성장 중인 자궁경부가 발암물질이나 인유두종 바이러스 등에 의해 노출되면 감염도 쉬울 뿐 아니라 이상세포로 자랄 가능성도 높아, 성관계 연령이 낮을수록 자궁경부암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한 10대 때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수 년간 검진을 하지 않게 되면, 상피세포이형성증을 단계를 거쳐 상피내암 단계로 발전하게 되고, 가임기인 20~30대에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김현미 위원은 10대들의 이른 성 경험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대화를 통해 올바른 성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며, 학교에서도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실질적인 성교육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경을 시작한 딸이 있다면 곧 다가오는 여름방학에 엄마와 함께 산부인과에 방문하여 상담을 받아보도록 하자. 6개월간 3차 접종을 하게 되어 있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접종을 방학 때 시작하면, 3차 접종도 겨울방학에 할 수 있어 접종 스케줄 관리도 보다 수월해진다.

 

유인경 기자 mis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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