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청약경쟁률, 평균 131 대 1로 순위 내 마감
글로벌 역성장에 강남 불패신화 기대는 금물 '지적'
"청약열기 살려야 불황기 극복" 의견도 만만치 않아

롯데건설의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4차 재건축단지인  르엘 신반포(투시도)가 1순위 청약경쟁률이 131 대 1을 웃돌면서 청약 광풍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을 강남 재건축 분양단지를 로또성이라 부추키면서 '최후 만찬'이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롯데건설의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4차 재건축단지인 르엘 신반포(투시도)가 1순위 청약경쟁률이 131 대 1을 웃돌면서 청약 광풍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을 강남 재건축 분양단지를 로또성이라 부추키면서 '최후 만찬'이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 여파로 역성장이 불가피, 국내 거품 부동산시장이 급격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 강남권 재건축 분양열기가 여전 뜨겁다.

30일 한국감정원은 롯데건설(사장=하석주)이 서초구 잠원동 74번지 일대 신반포 14차 주택재건축단지에 분양 중인 '르엘 신반포'가 67가구에 대해 1순위 청약을 실시한 결과 모두 7,116명이 신청해 평균 131.7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고 경쟁률은 408.38 대 1을 기록한 전용 100㎡형이다. 8가구 모집에 3,267명이 신청했다. 이어 전용 59㎡형이 146.62 대 1, 54㎡형이 95.54 대 1 등의 순이다. 전용 84㎡A·B형은 각각 62.00 대 1과 56.85 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100㎡형을 제외한 전용 84㎡형 이하 중소형 분양가구의 청약경쟁률은 86 대 1이다. 국내에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롯데가 인근에서 분양한 전용면적 84㎡ 이하의 우성반포재건축 '르엘 신반포 센트럴'(82 대 1)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용 100㎡형에 재테크 겸한 집갈아타기 수요 넘쳐

'돈되는' 단지로 당첨 시에 분양권의 시세 차익이 수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된 데다, 특히 전용 100㎡형의 당첨 문호를 1주택자에게도 개방, 돈이 되는 새 아파트로 집을 갈아타기하려는 수요가 청약대열에 가세한 데 힘입었다.

이 단지는 3.3㎡당 분양가가 평균 4,877만원(가중 평균치)이다. 주력형인 84㎡형의 분양가는 14억8,300~16억7,200만원(발코니 확장비+유상옵션 7,000여만원 미포함)이다. 지난해 11월 이 단지와 인접한 반포우성재건축인 '르엘 신반포 센트럴'의 분양가(4,891만원)보다 200만원 낮은 편이다.

모두 280가구의 소규모인 이 단지는 '르엘 신반포 센트럴'(596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책정 분양가가 저렴한 편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내리막길임을 환기, 시세 차익이 10억원 내외에 달하는 '로또'성 분양단지라는 분석이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일각에서는 이 단지가 HUG의 인위적인 분양가 규제로 '착한' 분양가라고 주장, '당첨이 인생 역전'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불황기 인위적 조작보다는 소프트랜딩 대책 마련 절실 

국토부실거래가에 따르면 이 단지 인근에 4월 입주 예정인 '신반포 센트럴자이'(607가구)의 같은 주택형의 분양권 최근 실거래가는 25억원 내외다.  그러나 이 단지의 거래는 올들어 단 2건이다. 전체 가구수의 소수점 한자릿수의 거래를 전체 매매가로 규정하는 건 무리가 따른다. 시장의 체력이 급격 약화되는 전에 극소수 거래건수의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모든 주택이 수억의 시세 차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은 사실 호도의 침소붕대로서 비현실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민영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4개월 뒤에 실시될 경우 강남 재건축 분양가가 20% 내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게다가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역성장이 불가피, 소득 저하로 주택시장이 내리막길로 치달을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청약시장에서 리스트 관리를 할 시점이다"고 주장했다. 수요자측면에서의 주문이다.

한문도 한국부동산경제학회 회장은 "거래가 뜸한 상태에서 소수 거래로 시세 조작이 가능한 게 실거래가이고, 일부 지역에서 이를 악용한 게 사실이다"며 "특히 경기 하강이 본격화, 탈출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주거정비 분양 단지마다 '로또'성이라고 포장하는 것은 시장을 현혹시키는 현명치 못한 자세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공급자의 인위적인 시장관리에 경고를 주는 발언이다.

회광반조(回光返照). 해가 지기 직전에 햇살이 일시적으로 강하게 비추는 현상을 일컫는다. 임종 전에 잠시 원기를 되찾는 상태를 비유하는 표현이다. 선종불교의 사자성어는 독일과 미국의 뇌신경학 연구팀의 연구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이들 연구팀은 우리가 죽기 직전에 뇌가 커다란 전기 활동의 뇌파를 만드는 현상을 '두뇌 쓰나미(Brain Tsunami)'라고 명명했다.

한문도 회장은 " 강남권에 부동산시장이 전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기에 투자층을 유인하되 적정한 '돈이 되는' 내집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시급하다"면서 "불황기 경기 부양 차원에서 강남권 분양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활기를 띨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극복 위한 제안, 강남권 투자층의 주머니 열기

-1주택자 당첨은 '하늘에 별따기'…국민채권형 대단지 사전분양 도입해야  

이 주택형의 청약자는 모두 3,267명으로 전체 청약자(7,116명)의 46.9%으로 10명 중 4~5명이 중대형 신청자인 셈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당첨 시에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겨냥한 1주택을 보유한 현금부자라는 게 분양 전문가의 분석이다.

투기과열지구인 '르엘 신반포'에 전용 85㎡ 이하의 모든 분양가구는 가점제로 100% 선정하기에 1주택자는 언감생심이다. 1주택자들은 따라서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는 전용 85㎡ 초과 주택형에 청약통장을 꺼낸 것이다.

관건은 이들 1주택자에 대한 실질 물량 배정이다. 

롯데건설의 '르엘 신반포'의 중대형 일반분양은 단 8가구다. 이 주택형에 모두 3,267명이 청약통장을 사용했으니 이들이 당첨자 명단에 오르기 위해서는 산술적인 평균으로 408 대 1의 경쟁률을 넘어야 한다.

​신혼부부의 청약열기가 뜨거웠다. 현대건설이 인천 부평 백운2재개발단지에서 분양 중이니 '힐스테이트 부평'은 신혼부부의 청약경쟁률이 12.29 대 1로 다자녀와 노부모부양, 기관추천의 경쟁률을 2배 이상 압도했다. 자료 : 청약홈 @스트레이트뉴스
현대건설이 인천 송도와 부평 백운2재개발 등 2곳에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송도'와 '힐스테이트 부평'은 신혼부부를 포함해 특공과 1순위 청약에서 10만명이 웃돌았다. 자료 : 청약홈 @스트레이트뉴스

그러나 이 단지에서 1주택자들은 무주택자와 달리 당첨 문턱 통과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1 주택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단 1채에 불과하고 단 1채의 경쟁률이 무려 3,260 분의 1이기 때문이다.

현행 주택공급규칙에서 전용 100㎡형의 당첨자는 각각 가첨제와 추첨제로 공급가구의 절반을 선정한다. 그러나 실제는 다르다.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내집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공급가구의 절반인 추첨제 물량 가운데 4분의 3인 75%를 가점제 낙첨자에게 배정하고 나머지 25%도 무주택자들의 당첨 확률이 높다.

'르엘 신반포'의 중대형 주택형 공급가구의 절반인 4채는 먼저 가점제로 당첨자를 가린다. 이어 나머지 절반인 추첨제 대상 4채 가운데 3채(75%)는 가점제에서 떨어진 낙첨자들간에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정한다. 따라서 특정 1주택자가 추첨제 대상 1채(25%)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앞서 7채에서의 가점제 낙첨자 등을 포함해 다른 1주택자 등 모두 3,260명과 경쟁해야 한다. 

결국 다수의 1주택자는 가점제 낙첨자와 본인들을 포함한 3,260명과 추첨을 통해 당첨을 가리나 낙첨자 3,259명 가운데 하나로 남을 확률이 지극히 높다.

'르엘 신반포'의 전용 100㎡형의 분양가는 유상옵션과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평균 20억원이 훌쩍 넘는다. 이 단지의 계약금은 20%이며 중도금 대출은 없다. 은행권은 1주택자에게 중도금대출을 허용치 않기에 이들 1주택자의 상당수는 분양가에서 잔금(20%)를 뺀 80%인 16억원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대한민국 소수 재력가들이다. 

이번 '르엘 신반포'의 모든 주택형에 평균 분양가는 유상옵션을 포함해 15억원이 넘는다. 이들 청약자수를 고려하면 이번 청약자가 모두 당첨이 된다면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이 1조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앞서 현대건설이 인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송도'와 '힐스테이트 부평'은 청약자가 모두 10만명을 웃돌았다. 힐스테이트 시리즈의 채당 평균 분양가는 6억원이 넘는다. 산술적으로 청약자들의 대출 등을 통한 가용 재원은 60조원이 웃돈다. 

코로나19의 국가경제 비상사태에 즈음, 중장기에 공급할 수십만 채의 양질의 분양주택을 입도선매하듯 선분양한다면 재난기본소득 등을 포함한 국가재정의 막대한 부담을 고소득자가 덜어줄수도 있는 적절한 대안이 될 것이다. 주택공급 관련 일종의 국민채권으로의 활용도 선택지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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