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 사모펀드 판매잔액 22조7004억…2.1%↓
시장 신뢰 잃어 금융사 사모펀드 개인판매분 8개월째 감소

일러스트=연합뉴스

개인투자자들이 금융회사를 통해 가입한 사모펀드 규모가 8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매 중단된 2조원대 라임 사모 펀드 등 사태가 불러온 파장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22조7004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2.1%(4919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27조258억원으로 피크를 찍은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 8개월 동안 판매 잔액이 4조3000억원 넘게 줄었다.

판매 잔액이 지난해 7월부터 쪼그라든 것은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과 DLF(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가 본격적으로 터지며 금융사에서 판매하는 사모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신뢰가 하락하면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개인 고객 대상 사모펀드 판매는 주로 은행에서 크게 줄었는데 특히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 문제가 된 해외금리 연계형 DLF를 가장 많이 판매했다.

우리은행은 2월 말 현재 개인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이 9545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보다 67.2%나 줄었고, 하나은행은 1조7240억원으로 같은 기간 47.4%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1조6723억원으로 4.2% 줄고 국민은행은 1조2953억원으로 0.2% 감소했다.

특이한 점은 사모펀드·파생결합펀드 등의 대규모 손실 사태에도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분은 늘었다는 점이다. 은행의 라임·DLF 상품 불완전판매 문제가 불거지며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가 줄며 증권사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별 사모펀드 판매 추이를 보면 은행의 비중은 줄어들었고 증권사는 늘어났다. 올해 2월 말 현재 은행의 전체 고객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24조5254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보다 15.3%(4조4380억원) 줄었지만 증권사 판매 잔액은 344조2000억원으로 11.8%(36조4000억원)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 중 하나인 무역금융펀드와 관련해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신한금융투자와 한 지점에서 대규모로 라임자산운용 펀드가 판매된 대신증권은 사모펀드 판매가 줄었다.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의 올해 2월 말 현재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2조448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보다 10.9% 줄었고 대신증권은 7231억원으로 9.4% 감소했다.

한편, 개인 투자자와 달리 일반회사나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판매는 꾸준히 늘었다. 올해 2월 말 현재 일반회사 대상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88조3733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보다 11조5000억원 늘었고 금융기관 판매 잔액은 303조4000억원으로 31조80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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