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차입금 관련 산은·수은에 지원요청
유상증자도 잇단 지연…"인수 포기하나" 관측나와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HDC산업개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HDC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코로나19’로 불황에 빠진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최근 아시아나 항공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부채비율도 급증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추가 투자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2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HDC현산 측은 최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차입금과 관련해 지원 요청을 했다. HDC현산이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위기를 겪자 은행에 금리 인하, 상환 연장 등을 요청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HDC현산은 지원 요청을 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악화된 상황을 고려할 때 지원요청은 충분히 예상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이 와중에 아시아나항공은 정정공시를 통해 유상증자를 납입일을 변경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7일 정정공시를 통해 오는 7일 예정했던 1조4700억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변경했다.

정정공시를 통해 납입일을 '거래 종결의 선행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변경했다. 이를 두고 아시아나 유상증자가 무기한 연기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매각대금 납입에 따른 이견, 유상증자 일정 변경 등이 나오면서 HDC현산이 인수 계약금 2500억원을 포기하고서라도 인수를 중단할지 아니면 강행할지를 결정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HDC현산은 공식적으로 인수 철회는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권순호 HDC현산 사장도 지난달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아시아나 인수 철회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HDC현산은 “아직 4월 말까지 시간이 남아 있고 아시아나 인수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HDC현산의 주력산업인 건설업 경기가 침체를 맞았고 무리한 인수를 추진해 그룹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맞았다. 항공업황은 최악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도 60% 이상 하락했다.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난 항공업계의 상황은 지난해보다 더 악화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운항률은 7.6%에 불과하다. 여객수는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177만4823명에서 66만2546명까지 떨어졌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437억원의 적자와 81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부채비율은 1387%까지 치솟아 전년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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