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넓은 분야의 산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제조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폭락했다. 전 분기 대비 하락폭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분기 경기전망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가 57이라고 2일 밝혔다. BSI는 지난해 3·4분기에 연속 하락하다가 올해 1분기 소폭 반등에 성공했으나, 코로나19 직격탄에 2분기 지수는 1분기보다 18포인트나 하락했다.

2분기 BSI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55)와 근접하고, 낙폭 역시 당시(-24포인트) 이후 최대치다.

경기전망지수가 100 이하면 분기 경기를 전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상이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수출기업의 2분기 BSI가 63으로 전분기보다 25포인트 하락했고, 내수기업은 56으로 15포인트 떨어졌다.

지역별로 보면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 감소 피해가 큰 제주(43)와 인구 10만명 당 코로나19 발생률이 높은 충남(43)의 BSI가 가장 낮았고 대구(50)와 경북(51)도 부진했다.

업종별로는 대구·경북에 밀집한 섬유·의류업 BSI가 45로 가장 낮았다. 자동차·부품(51), 기계(59) 부문을 중심으로 모든 업종의 체감경기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대한상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매출 감소와 생산 차질이 자금 회수를 차단해서 기업들을 극심한 자금 압박으로 몰아넣는 실물-금융 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퍼지고 장기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체감경기 반전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체감하는 피해는 수치로도 입증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활동에 피해를 입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71.3%가 "그렇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내수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70.3%)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30.1%) ▲중국산 부품·자재조달 어려움(29.4%) ▲방역물품 부족(29.4%) ▲자금 경색(24.0%) ▲물류·통관 문제(14.5%) 등이 주요 애로사항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매출액 감소폭은 평균 22%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피해가 외환위기 때와 유사(41.4%)하거나 더 크다(35.6%)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세제 지원(72%), 기업조사 유예(35.3%), 조업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31.4%), 내수·관광 회복을 위한 인센티브(28.5%)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한상의 코로나19 대책반장인 우태희 상근부회장은 "코로나의 경제적 충격이 대기업-중소기업, 내수-수출, 금융-실물에 관계없이 매우 광범위하고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일시적 자금경색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일선 창구에서 자금 집행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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