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21일 일각에서 심각하게 우려하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크게 문제 될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 내정자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자택 인근에서 기재부 출입기자들의 가계부채에 대한 질문에 “금융당국이 나름대로 대책을 발표했고 그것이 효과를 낼 것이기 때문에 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 내정자는 "정부가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완화해 주택담보대출에 의한 가계대출을 늘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DTI, LTV 완화 때문인지는 생각을 달리한다. 그러나 결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가계대출이 늘어난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주택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주택 공급과잉은 국토부 장관 때에도 지적됐는데 그렇게 볼 것은 아니라는 게 국토부 판단이었다. 조심스럽지만 공급과잉은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고 밝혔다. 

수많은 현안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을 묻는 질문에 유 내정자는 “한국경제는 시장경제다. 시장이 주도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환율 정책에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환율에 임의로 개입한다는 것은 여러 문제가 있다. 국제적으로도 문제될 수 있다. 장관 된다고 해도 환율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시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거듭 시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구조조정과 경기부양 중 어느 게 중요한지 묻는 질문에 “경기 부양도 중요하고 구조조정은 중장기적인 초석을 놓기 위한 것이다.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들 동의한다. 상충되는 게 있을 수 있지만 양쪽을 다 겸할 수 있는 게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버리느냐는 얘기할 때가 아니다”며 이분법적인 사고를 경계했다.

또 “노동개혁 관련 법안에 반대하는 야당도 구조조정이 중요하다는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그쪽의 방법론은 우리와 다르다. 구조조정, 경기부양 똑같이 중요하다”고 재자 강조했다. 

유 내정자는 재정학자로서 보수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보수적인 학자들도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가 케인지언(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으로 돌아서서 재정적자를 무릅쓰고라도 경기를 올려야한다고 해서 컨센서스가 이뤄졌고 우리도 따라갔고 그 당시에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강조했다. 

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 또 한번 더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다. 기재부만 할 게 아니다. 경제부처, 관련부처, 금융기관 등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과연 적자 규모는 어느 정도로 가져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된다”고 밝혔다. 

유 내정자는 또 현재 부동산 정책의 미세조정이 필요한지에 대해 묻자 “당연히 필요하다”면서 “경제정책은 타이밍이다. 어느 시점에 잘 하느냐에 달려있다.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선이 유력한 3선 의원을 포기하고 입각을 결심한 물음에 유 내정자는 “정치를 생각 안 한 게 아니다. 우리 당에서 가장 중요한 분인 대통령이 꼭 일을 맡아줘야겠다 했을 때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명권자의 요청이면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입각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