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해외로 대거 유출...경상수지 적자 우려도

삼성전자가 이달 중순께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인 가운데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20대 기업의 외국인 배당금 총액이 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해외로 배당금이 대거 빠져 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이어 올해 4월에도 경상수지가 적자를 나타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배당금 상위 20대 기업의 4월 외국인 배당금은 5조3818억원이다.

배당금을 분기마다 지급하는 삼성전자는 이번에 지급하는 배당금이 총 2조4054억원이고,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이 56.9%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배당금이 지급되는 4월 중순께 1조3686억7000만원에 달하는 돈을 챙겨갈 예정이다.

분기 배당을 하는 포스코도 외국인 배당금으로 1647억원을 지급한다.

통상 국내 기업들은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 결의를 하고 이후 한 달 이내 배당금을 지급한다. 외국인은 이번 달 20대 기업으로부터 43억7000만달러가량을 배당금으로 챙겨갈 수 있다. 한화로 5조원이 넘어간다. 

연말 결산 배당을 하는 신한지주는 외국인 배당금으로 5692억원, KB금융은 5726억원, 현대차는 3154억원, SK하이닉스는 3454억원을 지급한다.

4월 배당금 명목으로 달러가 해외로 대거 빠져나가는 만큼 이달 경상수지가 적자를 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상수지의 세부 항목에는 이자, 배당, 임금 등으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의미하는 소득수지도 포함돼 있어 상품과 서비스의 수입보다 수출이 많아 상품수지가 흑자를 내더라도 소득수지의 영향을 받아 전체 경상수지가 적자를 나타낼 수도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배당금이 67억달러 빠져나간 것에 더해 수출실적까지 악화돼 유럽 재정위기가 닥친 2012년 4월 이후 7년 만에 경상수지가 3억9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에 더해 올해에는 삼성전자, SK텔레콤, 삼성물산 등이 배당금을 전년과 같게 유지하거나 올린 만큼 상장사의 외국인 배당금 총액은 작년보다 늘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과거 1995년부터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7년까지 경상수지가 적자였고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4월부터 그해 8월까지도 경상수지가 적자였다.

다만 이번 달 경상수지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 경제위기 직전 나타나는 징조와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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