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아시아나 인수,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나 항공업계 업황 악화
지난달 회동서 채권 상환 등 인수조건 변경 논의했을 가능성 제기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급격히 악화된 경영상태에도 강한 인수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상황 악화에 인수조건 변경설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급격히 악화된 경영상태에도 강한 인수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상황 악화에 인수조건 변경설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급격히 악화된 경영상태에도 강한 인수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상황이 지난해와는 크게 달라진 상태여서 인수 조건을 일부 변경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달 중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어떠한 구체적인 인수 조건 변경을 논의했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HDC현산과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을 고려할 때 9000억원에 달하는 산은 채권 상환을 유예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5000억원어치 영구채와 4000억원 규모 크레디트라인(신용대출) 등을 인수자가 갚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되면서 부채비율이 1386.7%까지 달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자금시장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상환 일정을 늦추는 방안이 HDC현산과 산은 입장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산은이 투자한 5000억원어치 영구채를 출자전환하는 방안도 있다. 금리가 높은 영구채를 출자전환하면 이자와 상환 부담이 줄어들어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 이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상 시나리오와는 달리 HDC현산과 산업은행은 "자금 지원을 요청한 적도, 요청받은 적도 없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한편, HDC현산과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미래에셋대우가 이탈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미래에셋대우가 재무적투자자(FI)로 아시아나항공에 4899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나 최근 글로벌 증시 폭락에 대응할 유동성 확보를 위해 발을 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 측은 이러한 전망에 자본금 9조원에 달하고 현재 현금성 자산만 해도 약 5조원을 갖고 있어 자금 유동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단순히 재무적 투자자인만큼 HDC현산이 인수 포기를 결정하지 않는 한 먼저 발을 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