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사재출연 요구에 지분 높은 두산솔루스 언급돼
'캐시카우' 두산솔루스 외 인프라코어·밥캣 분리설도 나와

두산그룹이 이번 주에 내놓을 ‘자구안’ 중 하나로 두산솔루스 매각설이 떠오르고 있다.

8일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이번 주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인력 구조조정 및 비핵심 사업의 매각 등을 담은 자구안을 제출한다. 이는 앞서 두산그룹의 핵심 사업인 두산중공업에 국책은행의 1조원이 넘는 긴급자금이 수혈됐고, 국책은행이 두산그룹에 강도높은 자구안 발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번 자구안에는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이나 두산그룹의 핵심 사업 부문 매각안 등이 함께 담길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 전자·바이오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두산솔루스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두산그룹(17%)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44%)들이 모두 지분 61%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두산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한 두산솔루스 지분 중 51%를 넘기는 방안이 추진 중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분 51%를 넘기면서 경영권과 함께 이양돼 구매자의 이목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오너 일가가 두산솔루스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현금으로 두산중공업을 회생시킬 사재로 활용될 수도 있다.

업계의 주목을 모으고 있는 두산솔루스는 전지박·동박과 올레드(OLED) 소재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신성장 산업 분야의 소재를 제조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

전지박은 전기차용 2차전지 음극재의 필수 소재다. 동박은 전자기기에 탑재되는 회로기판(PCB)에 사용되는 소재다. 올레드 소재도 스마트폰과 올레드TV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로 앞으로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이렇듯 두산솔루스는 신성장 산업으로 평가되는 전기차 2차전지 시장과 올레드 적용 전자기기 시장에서 고품질의 소재를 공급할 수 있다.

이에 두산솔루스는 증권가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조민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두산솔루스는 동박·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등 캐시카우(현금창출원)에 신규 성장동력(전지박)을 더한 우량한 사업구조를 갖춰 중장기 성장성을 주목할만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두산솔루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30억원, 380억원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에 매출액이 4960억원, 영업이익은 840억원으로 더욱 뛸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손자회사인 밥캣 분리 여부 가능성도 점쳐진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매출 8조1858억원, 영업이익 8404억원을 달성했다. 두산밥캣도 매출 4조5096억원과 영업이익 4770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이 좋은 두 자회사를 두산중공업에서 분리해 두산과 합병하는 식의 지배구조 재편 방안이 제안되고 있다.

다만 두산중공업과 두산이 이러한 방안을 자구안에 포함할지는 미지수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평가되는 알짜배기 회사들을 떼어내면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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