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브라질 가전공장·LG전자 미국 세탁기공장, 2주간 셧다운
현대차 러시아·터키공장도 멈춰...중국 등 일부공장 가동에도 '불안'
배터리·철강업계도 현지 정부지침 따라 가동 중단 공장 증가 추세

삼성전자 브라질 캄피나스 공장의 조업 장면.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브라질 캄피나스 공장의 조업 장면. 삼성전자 제공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산업계 '셧다운(일시중지)'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공장 가동이 정상화하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점차 줄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돌연 전세계적으로 확진자가 폭증한 데 이어 주요 기업의 직원들이 확진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주요 기업들은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선제 조치에 나서는 한편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공급망 문제 대응 차원에서 해외 공장을 줄줄이 가동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북미, 남미, 유럽, 인도 등에서 생산기지들을 세운 전자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전자는 각각 스마트폰과 가전을 생산하는 인도 노이나주와 첸나이 공장을 주 정부 방침에 따라 지난달 23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셧다운 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2개 생산공장을 모두 닫았다.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캄피나스 공장은 지난달 30일부터 2주간 가동 중단하고, 스마트폰·TV를 생산하는 마나우스 공장도 중단 기한을 12일까지로 연장했다.

유럽에서는 폴란드 공장을 6일부터 19일까지 셧다운 할 예정이다. 헝가리 슬로바키아 공장은 1일까지 가동을 중단했고 러시아도 가동을 멈춘다.

LG전자도 41개 생산거점 중 6개 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인도 노이다 가전 공장과 푸네 TV 공장이 지난달 25일부터 14일까지 문을 닫고 있다.

미국에서는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을 지난달 30일부터, 디트로이트 주 자동차부품 공장을 지난달 20일부터 셧다운 했다. 브라질 마나우스와 러시아 루자 소재 공장 역시 지난달 말부터 가동 중단했다.

오프라인 판매 매장도 속속 닫히고 있어 가전업계의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오프라인 매장을 3월 중순부터 폐쇄했고, 유럽의 대부분 매장과 브라질 매장, 멕시코 매장도 잇따라 문을 닫았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제품을 판매하는 해외 대형 유통사들도 사실상 셧다운 되면서 오프라인 판로가 크게 줄었다.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현대자동차 제공

 

자동차업계에선 현대자동차가 미국, 체코, 러시아, 브라질, 터키, 인도 공장이 모두 문을 닫아 7개 글로벌 생산기지 중 6개가 셧다운 상태다. 기아자동차는 미국, 슬로바키아, 인도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으며 멕시코 공장이 6일부터 일주일간 공장을 돌리지 않기로 해 5개 중 4개 가동이 불안정한 상태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자동차 수요 감소와 직원 안전을 고려해 6∼8일 가동을 중단했다. 다만 9∼10일 부활절 휴가를 지내고 주말을 보낸 뒤 13일부터 조업을 재개하는 만큼 사실상 1주일간 문을 닫는 것이다.

글로벌 기지 중 가장 먼저 문을 닫은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난달 18일 문을 닫은 것을 시작으로 이달 10일까지 생산 중단을 이어간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엔진을 공급받는 기아차 조지아공장도 이 여파로 19∼20일 문을 닫았다가 가동을 재개했으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다시 공장을 멈춘다.

북미 인기 모델인 아반떼, 쏘나타, 싼타페를 생산하는 앨라배마 공장의 작년 생산 규모는 33만5500대, K5, 쏘렌토, 텔루라이드를 만드는 조지아공장은 27만4000대 수준이다.

이 밖에 현대차 체코 공장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터키 공장도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신차(i20) 생산 준비를 위해 계획했던 휴업(4월1∼12)을 앞당겼다.

인도에 있는 현대차 첸나이 공장과 기아차 안드라프라데시 공장은 인도 정부의 사업장 운영 중단 방침에 따라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공장을 닫는다.

미국·유럽 등 주요 공장이 생산 차질을 겪는 데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영업망까지 닫히면서 현대·기아차는 수요 절벽을 걱정하고 있는 처지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미국 미시간주가 3주간 자택 대기 명령을 내리면서 LG화학의 배터리 셀 공장, 삼성SDI의 배터리 팩 공장이 지난달 25일부터 3주 기한으로 가동 중단했다. 한화솔루션은 현대기아차 들어가는 자동차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첨단소재 부문 체코,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의 가동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생산 중단의 영향이다.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이탈리아,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소재 가공센터가 줄줄이 멈춰 섰다. 포스코는 중국, 인도, 동남아, 유럽, 미국 등에 40여개 해외 생산법인과 가공센터가 있다. 이탈리아 북동부 베로나 인근의 가공센터인 포스코-ITPC는 지난달 26일부터 3일까지 가동을 멈췄다. 포스코 ITPC는 연간 4만t의 스테인리스를 가공하는 공장이다.

말레이시아 포트클랑에 있는 가공센터 포스코-MKPC와 필리핀 타나우안에 있는 가공센터인 포스코-PMPC 역시 14일까지 가동하지 않는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은 가동 중지일은 원래 각각 17일과 18일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아 기간이 길어졌다.

인도 주 정부의 긴급 셧다운 행정명령으로 멈췄던 인도의 델리 가공센터와 푸네 가공센터는 지난달 31일에서 14일로 가동 중지 기한이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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