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선거 책임지고 사퇴...민주당에 구애 나서

열린민주당 정봉주 최고위원이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열린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열린민주당 정봉주 최고위원이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열린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전성남 선임기자] 4·15 총선에서 3석을 확보하는 데 그친 열린민주당이 당의 진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열린민주당 창당을 주도하고 손혜원 의원(당시 무소속)과 총선을 지휘했던 정봉주 최고위원이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통감하며 책임을 지려고 한다"면서 "제가 더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다. 더 나은 정치, 성공하는 문재인 정부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열린민주당은 '문재인의 입과 칼'을 표방하고 '조국 사수'를 외치며 비례대표 후보 17명 전원의 당선을 기대했지만 김진애, 최강욱, 강민정 후보 등 3명이 금배지를 다는 데 그쳤다. 전 청와대 대변인인 김의겸 후보를 비롯, 허숙정, 주진형 등 인지도 있는 후위 순번 후보들은 고배를 마셨다.
 
이에 따라 21대 국회 원내에서 열린민주당이 실제적으로 독자적인 의정활동이 가능할 것이냐는 의문이 일면서 일각에서는 민주당으로 흡수되거나 더불어시민당과 합당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되고 있다.

열린민주당 손혜원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앞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당선자들과 당내 지도부가 마지막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민주당과 협의해서 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태도는 여전히 냉랭하다.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이번 총선에서 '슈퍼여당'으로 거듭난 상황, 더구나 정봉주 최고위원이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대해 욕설까지 내뱉으면서 민주당과의 감정적인 간극은 더 벌어진 상황이다.

수세에 몰린 범여권 소수정당의 구애에 민주당이 서둘러 답할 필요는 당장 없어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선거 전에도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은 없다'며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당분간 열린민주당은 '범여권'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소수정당의 설움을 감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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