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트레이트뉴스 이준혁 기자]  '앞'이나 '입구'란 수식어가 붙는 전철역이 실제로는 먼 곳에 목적지가 있어 조롱과 비판 등을 받는 경우가 많다. 수도권전철의 서울대입구역(2호선) 또는 총신대입구역(4호선, 환승역이며 7호선 역명은 이수역)이 대표 사례다.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도 이런 어색한 명칭 꾸미기 양상이 존재한다. 교통이 편리한 '역'이나 자연 환경이 좋은 '산'으로 단지의 이름을 꾸미나 실제로는 역과 멀거나 산이 머나먼 곳에 위치하는 경우다. 

이런 상황에 현재 일반분양 중인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은 단지 이름값을 한다. 부평역 1번출구와 도보 2분쯤이면 충분한 거리이기 때문이다. 단지 규모가 작고 주변이 다소 난잡한 지역이란 단점은 존재하나, 교통 하나로 모든 단점을 극복 가능해보였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최근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 건설현장과 현장 바로 옆의 견본주택을 들렀다. 아직 공사가 본격 시작된 것은 아니며 펜스 출입문이 열려서 단지 모양새의 파악이 가능했다.

다만 시공사 한라와 재개발 조합이 최근 전국을 뒤덮은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방지를 이유로 단지의 견본주택을 청약 의향자는 물론 미디어에도 비공개 중이라, 견본주택 내부는 살펴보지 못하고 외관만 살폈다. 견본주택은 계약자에 한해서 공개된다.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의 견본주택. 차량이 지나다닐 수는 있는 골목길에 접하는 인천 부평구 장제로27번길 54(지번주소 '인천 부평구 부평동 604-49')에 위치하며, 그나마도 코로나19 때문에 폐관했고 추후 계약자에 한해 예약절차 거쳐서 공개된다. (사진=이준혁 기자)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의 견본주택. 차량이 지나다닐 수는 있는 골목길에 접하는 인천 부평구 장제로27번길 54(지번주소 '인천 부평구 부평동 604-49')에 위치하며, 그나마도 코로나19 때문에 폐관했고 추후 계약자에 한해 예약절차 거쳐서 공개된다. (사진=이준혁 기자)

◇적은 일반분양 물량, 북쪽의 101동과 104동에 대다수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은 경인선과 인천1호선 환승역인 부평역의 남쪽인 인천 부평구 부평동 608번지 일원에 건설하는 아파트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4개 동, 39~84㎡ 총 385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오는 2022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385가구 중 일반분양분은 총 96가구로 전용면적별 주택형별로 구분하면 ▲39㎡A 32가구(총 108가구) ▲59㎡A 3가구(총 94가구) ▲59㎡B 2가구(총 47가구) ▲84㎡A 23가구(총 55가구) ▲84㎡B 11가구(총 25가구) ▲84㎡C 25가구(총 56가구)다. 재개발 조합원의 분양 물량이 ¾를 넘으며 이에 일반분양 물량이 소량인 형태다.

일반분양 물량은 102동과 103동에 드물다. 조합원 물량의 상당수가 59㎡A 주택형과 59㎡B 주택형인 상황에, 두 동에 두 주택형이 몰려 배치가 됐기 때문이다. 방위상으로 동남쪽인 102동은 일반분양 물량이 59㎡A 2채(1801, 1803)와 59㎡B 1채(1802)만 남았다. 방위상으로 서남쪽인 103동도 일반분양 물량이 59㎡A 1채(1801)와 59㎡B 1채(1802) 그리고 84㎡B 11채(3호라인, 1~8층 및 23~25층)만 남았다. (참고로 101동의 1호라인 역시나 59㎡A 주택형이며, 일반분양 물량은 전무하다.)

반면 일반분양 물량은 39㎡A, 84㎡A, 84㎡B, 84㎡C 주택형이 많은 101동과 104동에 흔하다. 101동과 104동은 단지 펜스 길 건너 바로 경인선 전철이 지상으로 설치된 곳으로, 39㎡A 주택형은 104동의 3~6호라인, 84㎡A 주택형은 101동의 3호라인과 104동의 1호라인, 84㎡C 주택형은 101동과 104동의 2호라인에 배치됐다.

◇경인선 남쪽으로 출입구가 개설된 부평역 1번출구.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의 입구와 150m로 가깝다. (사진 = 이준혁 기자)
◇경인선 남쪽으로 출입구가 개설된 부평역 1번출구.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의 입구와 150m로 가깝다. (사진 = 이준혁 기자)

◇'부평역 남부'란 입지는 장점이자 취약점

전술한대로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은 부평역 1번출구와 가까운 곳에 있다. 이는 이 곳의 최대 장점이라 평가할만 하다. 

부평역은 이미 경인선과 인천1호선의 환승역이며, 인천에서 승객이 가장 많은 역이다. 그렇기에 일반전철(전역정차)은 물론 급행전철과 특급전철(서울 방향으로 송내, 부천, 구로, 신도림, 노량진역만 정차해 종점인 용산역까지 28분 소요)도 정차한다. 더불어 온갖 시내버스 노선이 부평역을 경유 중이다.

또한 부평역은 지난 8월21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GTX-B 노선이 정차할 예정으로, 개통될 경우 서울 주요 지역에(부평역 이후 부천종합운동장, 신도림, 여의도, 용산, 서울역, 청량리 정차) 신속하게 이동 가능하다. 대중교통으로는 인천 내에서 따라올 현재·미래 아파트 단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부평역은 민자역사 형태로 개발돼 건물 안으로 대형마트(롯데마트), 영화관(롯데시네마), 쇼핑몰(부평역사쇼핑몰) 등이 이미 입점된 상태다. 단지를 출발해 걸어서 대형마트 및 영화관의 이용이 가능한 것이다. 엄청난 대규모와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한 '부평역지하상가', 부평역의 북부 지역으로 인천의 주요 번화가 중의 한 곳인 '부평문화의거리' 등이 '적당히 떨어진 도보 거리'에 있는 여건 또한 장점이다.

다만 부평역을 통과 중인 철도노선 중에 경인선은 지상 철도이다. 또한 부평역은 구한말 시절부터 있던 오랜 철도답게 선로의 주변으로 각종 철도물류 관련 야적장 등도 존재한다. 당연히 온갖 소음 및 분진 등이 예상이 된다. 최대 29층 건물이 올라서고 방음벽 등이 생긴 후에는 어찌 될지 모르나, 현재 동수북로('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 북쪽 도로)에서는 열차 운행에 따른 소리와 역사의 열차 출발·도착 안내 음악이 흔하게 들려 시끄러웠다.

아울러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의 입지는 부평역의 북부가 아닌 남부다. 도로변 상가와 백화점(모다백화점)이 있는 서북부 및 번화가 등의 동북부가 아닌 남부에는 동남아시아·중국·중앙아시아 등의 개발도상국 국적 외국인이 몰려 거주한다. 덕분에 부평역 1번출구 건너 도로변에는 중국식품점 등이 적잖다. 그들을 미리 부정적으로 보지 말아야 하나, 거주 환경에선 좋게 평가하기 어려운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의 견본주택 옆에 위치한 공사현장 출입구로 촬영한 단지 공사현장. 사진은 남서쪽서 북동쪽을 바라보는 구도로, 펜스 뒤로는 왕복 4차선 규모(도로변 주차장 제외시 왕복 2차선 규모) 도로며, 도로의 뒤로는 복선전철인 경인선 선로가 위치한다. 사진에 보이는 고층 건물은 경인선 선로 북쪽의 '부평현대더로프트오피스텔'. (사진=이준혁 기자)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의 견본주택 옆에 위치한 공사현장 출입구로 촬영한 단지 공사현장. 사진은 남서쪽서 북동쪽을 바라보는 구도로, 펜스 뒤로는 왕복 4차선 규모(도로변 주차장 제외시 왕복 2차선 규모) 도로며, 도로의 뒤로는 복선전철인 경인선 선로가 위치한다. 사진에 보이는 고층 건물은 경인선 선로 북쪽의 '부평현대더로프트오피스텔'. (사진=이준혁 기자)

◇3.3㎡당 분양가 평균 1621만원, '갑론을박'

흔히 '메이저 건설사'라고 부르는 초대형 건설사 시공 주요 브랜드 단지도 아니고, 단지 규모도 작다. 다만 전술한대로 입지 때문에 이 단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되는 단지이다. 

그래서인지 현장에는 견본주택의 폐관이 알려졌음에도 현장을 찾아보는 청약 의향자들이 일부 발견됐다. 4개동과 385가구 규모의 디메리트와 입지라는 엄청난 메리트를 비교하고자 방문한 사람들이다.

현장 방문 청약 의향자는 "경인선이 지상 철도란 것은 수도권 서부 지역에 살면 웬만함 안다. 그래서 과연 얼마나 시끄러운지 체험하고자 퇴근한 후에 들렀다."면서 "일단 퇴근 시각대 듣고 있고, 저기 있는(이때 손가락으로 위치 가리킴) 롯데시네마 가서 영화 한 편 보고 밤에 다시 와서 밤에는 얼마나 시끄러운지 느끼다 귀가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사람은 아직 청약 여부를 못 정한 듯 했다.

반면 10분 후에 같은 자리에서 만난 다른 청약 의향자는 "일반분양 물량이 100가구 미만이고 다수가 철도를 바라봐야 하는 것은 예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다. 그렇기에 부동산 정보 온라인 카페에서 '이 단지에 청약하는 게 맞느냐'에 큰 논란이 있다"면서 "직접 보고 싶어 왔다. 마침 부평역 앞이기에 퇴근길에 들렀다. 이 정도면 차 놓고 출퇴근해도 크게 문제가 안 될 수준"이라고 상당히 좋게 여겼다.

인근 공인중개사들도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동수역 인근의 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부평구의 부평동과 산곡동은 구축이 많은 곳이다. 또한 부평역 남부는 한국GM과 협력업체 등으로 기인한 내부 통근수요, 역과 가깝기에 있는 서울 통근수요 등이 있다. 아무리 중견 건설사의 작은 단지라 해도, 손해볼 일은 없을 단지라 생각한다. 프리미엄(분양가 대비 웃돈)은 단기간엔 얼마 못 붙게 되겠지만, 지역 곳곳이 개발 중이니 기다려볼만하다"고 말했다.

반면 산곡동 인근 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지역을 차별하자는 얘기는 아니지만, 부평구는 현실에선 몇 지역으로 구분된다. 십정2-부평2-부평6-부개1-일신동으로 이어지는 경인선 남부는 미래는 어떨지 모르지만, 아직까진 단기간에 시세차익 보는 것은 무리"라며 "'쾌적한 주거 환경'은 아니나 주뱐에 재개발 이뤄지는 곳 적잖기에, 투자 목적이면 긴 호흡으로 보고 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51 대 1의 경쟁률로 올해 전국 최고의 성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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