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재산세 등 비용부담 완화...LCC 추가 지원 가능성
업계, 지원 시급..."유동성 확보 위해 정부서 적극 지원을"

21일 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 항공기들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멈춰서 있다.
21일 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 항공기들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멈춰서 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 대규모 금융지원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장 급한 불인 유동성 확보에 숨통이 트일 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2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고사 위기에 몰린 항공업계에 추가 유동성을 지원하고 항공기 재산세 등의 비용 부담을 완화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저비용항공사(LCC) 3000억원 지원, 각종 공항시설 사용료·임대료 감면·납부 유예 등의 대책을 내놨으나, 해외입국제한 등으로 여객이 급감해 LCC는 물론,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까지 유동성 부족 현상이 심화된 데 따른 조치다.

대한항공은 전체 125개 노선 가운데 93개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고, 29개 노선의 운항을 감편해 국제선 운항률이 14.8% 수준이다. LCC 7곳 가운데 제주항공을 제외한 6곳은 국제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으며, 이중 이스타항공은 국내선 운항도 중단해 사실상 '셧다운(일시 운항 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정부는 FSC는 전날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자구노력'을 전제로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통해 지원하되 기금 설치 전에 필요한 긴급자금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우선 지원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LCC에 대해서는 기존에 발표한 3000억원 내외의 유동성을 조속히 집행하되 필요시 추가 유동성 지원을 검토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3000억원 가운데 에어서울·에어부산 544억원, 진에어 300억원, 제주항공 400억원, 티웨이 60억원 등 총 1304억원이 집행된 바 있다. 특히 제주항공으로의 인수를 앞둔 이스타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마무리되면  제주항공을 통해 1500억∼2000억원이 지원된다.

또한 정부는 항공사·지상조업사 등에 대한 착륙료, 정류료 등 공항시설사용료 감면·납부유예는 8월분까지로 연장해주기로 했다. 이는 공항이용 여객수가 전년 동월 대비 60%에 도달할 때까지 적용되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추가로 273억원의 비용이 감면되고 367억원이 납부 유예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번 정부의 대책을 두고 항공업계는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넘길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미 미국 등 세계 각국에 비해 정부의 지원 방안 마련이 다소 늦어지고, 시급성을 요하는 만큼 지원 자금의 신속한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달 둘째주 국제 항공 여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98.1% 급감했다. 국제 화물도 전년 동기 대비 35.2% 줄었다. 이를 토대로 피해 규모를 산출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최소 6조5467억원의 매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매출이 급감한 데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항공업계 특성상 현금 유출이 지속하면서 업계 1위인 대한항공도 이달 중 보유 현금이 바닥날 처지에 놓이는 등 유동성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40조원 규모의 기금 중 항공업계에 얼마나 배정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항공 외에도 해운, 자동차, 조선, 기계, 전력, 통신 등 7개 업종의 기간산업이 대상인 데다 다른 업종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정부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업계의 생사가 달린 만큼 정부의 이번 지원이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주 중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항공사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다음달 국회에서 산업은행법이 개정돼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신속히 조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를 위한 국회 논의도 표류하고 있는 와중에 산은법 개정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지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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