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맞승부로 전개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은 과연 누가 품을까?

23일 열린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5년만에 복귀한 삼성물산이 승리를 거두면서 세간의 이목은 이제 삼성물산이 반포1단지 3주구에서도 연속 승리를 따내느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반포1단지 3주구 재건축은 공사비가 8000억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월 열렸던 현장설명회에 보증금 10억원을 내며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데 이어, 지난 6일 190억원, 그리고 마감일에 600억원을 채우며 8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냈다. 대우건설도 지난 9일 입찰제안서와 함께 보증금도 완납했다.

반포3주구 재건축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내노라 하는 건설사들이 모두 참석하면서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현대건설과 GS건설, 롯데건설 등 4개사가 최정 입찰에 불참하면서 결국, 삼성과 대우의 맞대결 구도로 결정났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의 입찰 불참은 현재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용산 '한남3구역' 수주전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유튜브 등을 통해 반포3주구 관련 영상을 내보내는 등 사업 참여 의지를 보였던 롯데건설도 결국 참여를 포기했다.

롯데건설의 포기는 삼성물산의 강력한 수주 의지와 최근 하석주 사장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2.5%포인트 이상 떨어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주전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할 경우 감내해야 할 위험에 부담이 꽤 컸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포3주구는 서울시와 서초구에서 시공사 입찰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지정한 클린수주 시범사업장이다. 그래서인지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최근 현장의 모습은 겉으로는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수주전 승리를 위해 건설사들이 숨까뿐 전쟁(?)을 치르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 최모(62) 씨는 "시공사를 다시 뽑는다는 소식이 이었지만 그리 걱정하지 않았다"며 "결말은 좋게 끝날 것이라 보고 있고, 치열했던 수주전 만큼 더욱 좋은 단지로 변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50) 씨는 "6개 대형건설사가 현장설명회에 참여했다해서 놀랐다"며 "최정적으로 몇 개의 건설사가 응찰할지 모르지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수록 (조합원에게) 조건은 더 좋아질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 2018년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공사비 등으로 갈등을 지속하다가 지난해 12월 시공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조합과 총회 결의 무효, 업무방해, 입찰 보증금 반환 등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조합은 5월 중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를 추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등 변수가 많아 일정은 유동적이다.

한편, 반포3주구는 기존 1490가구가 들어서는 아파트를 허문 뒤,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2091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