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으로 1Q 실적 줄줄이 급락
르노, 정부지원 협의...도요타, 신용 요청
현대·기아차, 위기대비 현금 유동성 확보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급락했다. 4월 이후에는 차량 판매가 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2분기 실적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인 다임러가 1분기 영업이익(EBIT)이 7억1900만유로로 작년 동기에 비해 68.9% 하락했다. 폭스바겐은 1분기 영업이익이 9억유로로 81% 급감했다. BMW 역시 1분기 판매가 20.6% 줄었다.

포드는 1분기 손실이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프랑스 르노그룹은 1분기 매출이 101억유로로 19.2% 감소했다.

국내에선 현대·기아차가 1분기 순이익이 총 81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8.9% 줄었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중국에서 실적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 실적 전망을 모두 폐기한 상태로, 코로나19 위기를 버텨내기 위해 유동성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세계적인 업체들이 서둘러 현금조달에 나선 이유는 자동차 산업 특성상 공장을 세워도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아울러 협력업체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 공장이 다시 돌아갈 때 공급망도 정상 가동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므로 미리 움직이는 측면도 있다.

르노그룹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십억 유로 규모의 정부 지원에 관해 협의 중이다. 포드는 150억달러 한도대출에 더해 채권발행으로 80억달러를 조달했다.

도요타도 이미 지난달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은행과 미쓰비시(三菱)UFJ은행에 5000억엔씩, 총 1조엔(약 11조1953억원) 한도 융자를 요청했다. 지난해 말 기준 약 5조엔(약 56조555억원)이 있지만 만일에 대비해 조치를 취한 것이다. 다만 도요타는 현대차에 비하면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다.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1분기 말 기준 자동차 부문에 11조원 수준의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극심한 경영환경 변화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유동성 관리를 경영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다. 기아차도 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이를 통해 10조원 이상 유동성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완성차·부품업계에서는 업체 연쇄도산과 자동차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유동성 33조원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부품업체들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연 1조원 이상 회사채 발행이 필요하다. 올해 만기인 금융권 대출도 2조4000억원에 달한다. 1차 부품업체가 납품대금으로 발행하는 기업어음(매출채권)은 연 7조2000억원에 이른다.

코로나19로 이미 국내 자동차 기업의 해외공장들이 인도, 미국, 유럽, 남미 등에서 잇따라 폐쇄되면서 국내 업계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소협력업체들의 줄도산과 산업생태계 붕괴를 우려해왔다.

유럽과 미국 공장을 하나둘씩 열고 있지만 아직 정상가동이라고 할 수 없는 실정으로, 판매가 얼마나 살아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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