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제품 출시 막는 규제, 일부 유예‧면제하는 '샌드박스'
정세균 총리 "경제 활력 회복의 주인공은 기업, 정부도 지원"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 참석자들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신용수 기자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 참석자들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신용수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민간이 주도하는 샌드박스가 문을 열었다. 지금까지 정부와 기관이 주도했던 샌드박스를 민간의 새로운 채널을 통해 제도혁신을 꾀하는 만큼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상의회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박용만 회장, 대기업, 벤처 기업인들이 모인 가운데 국내 첫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을 열었다.

샌드박스는 혁신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출시를 불합리하게 가로막는 규제를 유예‧면제하는 제도다. 영국, 미국, 일본은 정부,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샌드박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민간에 새로운 채널을 통해 제도혁신을 꾀하기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이번 출범식은 따로 현판을 준비하지 않고 대신 110인치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를 통해 샌드박스를 설명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샌드박스를 통해) 문제점보다는 ‘미래 가능성’을 우선 평가해 일을 벌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정부에서는 신속한 심사와 승인 절차를 비롯해서, 특례로 검증된 부분은 중대한 위험이 없다면 상시적으로 허용될 수 있게 제도화하는데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서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넓히고, 그 길을 가로막는 ‘턱’은 낮춰갈 해법을 찾는데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속도가 생명인 신산업 분야에서 혁신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제도가 바로 샌드박스”라며 “기업은 혁신을 위해 대한상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대한상의는 기업의 입장에 서서 제도가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민간의 역량을 믿는다”며 ”경제 활력 회복의 주인공인 기업인들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할 수 있는 지원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상의 내 민간 샌드박스 출범 소식은 기업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이미 100여개 기업의 신청서가 센터에 몰렸다. 대한상의 측은 “비대면 의료, 공유경제 등을 중심으로 이미 57건의 과제를 진행 중”이라며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공개할 수는 없지만 깜짝 놀랄 사업모델이 많다”고 말했다.

또 상의 지원센터는 법령에 근거한 국내 유일의 민관 합동 지원기구로 산업부의 산업융합 샌드박스, 과기부의 ICT융합 샌드박스, 금융위의 금융 샌드박스 등 모든 산업 분야로 접수가 가능하다. 상의는 기업들의 신청서 작성, 법률‧컨설팅 지원, 부처 협의 등을 원스톱으로 무료 지원해 각 부처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준다는 입장이다. 각 부처는 민간의 과제를 우선시하고 신속히 풀어 많은 성과를 내 역대급 민관 팀플레이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대한상의는 출범식 이후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상의에 신청된 과제는 상의 사무국과 컨설팅, 변호사로 구성된 전담팀이 투입돼 1대1 상담을 제공한다. 각종 신청서 작성은 물론 사업성‧기술성에 관한 컨설팅과 법률 자문, 부처협의, 사후관리까지 제공한다.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약 1억2000만원의 실증특례비와 1500만원의 책임보험료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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