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출신 빅투아르는 귀국 않고 한국서 거리두기 일상
영국 출신 53세 먼로는 3월 재입국한 후 컨디션 관리 돌입
프랑스 출신 다비드는 고향서 아내와 함게 2세 출산 후 귀국
브라질서 온 안토이노 "브라질이나 한국에서나 집에만 있어"

한국경마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용병. 왼쪽부터 빅투아르(프랑스), 먼로(영국), 다비드(프랑스), 안토니오(브라질)/제공=한국마사회
한국경마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용병. 왼쪽부터 빅투아르(프랑스), 먼로(영국), 다비드(프랑스), 안토니오(브라질)/제공=한국마사회

코로나19로 지구촌 식구들이 ‘집콕’의 답답한 날들을 보내는 가운데 무관중으로 개장한 한국프로야구가 해외로 송출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최근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LPGA 챔피언십도 호주와 일본, 뉴질랜드 등으로도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다. 'K-팝' 한류에 이어 스포츠 한류의 해외진출이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야구와 골프보다 먼저 해외로 중계가 된 한류 스포츠가 있다. 바로 경마다.

16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한국경마는 7년 전부터 해외로 실시간 송출되고 있고, 지난해 기준 14개 국가의 팬들이 한국경마를 시청하고 있다.

또 한국경마에서 뛰고 있는 해외용병도 있다. 이들 용병들은 낮선 타국 땅이지만 중계를 보면서 응원해주는 고향의 가족이나 친지, 친구들을 떠올리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경마가 중단됐고, 본의 아니게 '집콕' 생활을 해야 할 처지이다.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기수들은 어떻게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있을까. 한국마사회의 협조로 이들의 근황을 알아본다.

◇ 프랑스 출신 빅투아르는 귀국 않고 한국서 거리두기 일상

프랑스 출신의 빅투아르 기수는 경마휴장 이후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 체류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자국인 프랑스를 비롯해 호주와 홍콩 등 14개국에서 활동하다가 2017년 한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꾸준한 승리를 쌓으며 한국에 적응했고, 지난해 5월 한국경마 통산 100승을 넘어 섰다. 6월에는 인기 경주마 ‘돌콩’과 함께 부산광역시장배 대상경주를 우승하며 한국경마 대표기수로 우뚝서기도 했다.

경마휴장에도 매일 새벽 주로에 나와 경주마와 호흡을 맞추며 훈련 중인 빅투아르 기수는 “한국의 방역체계와 의료시스템을 신뢰해 출국하지 않았고, 거리두기 일상을 지낸 것은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초등학생 딸의 개학과 경마재개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영국 출신 53세 먼로는 3월 입국해 컨디션 관리 중

경마 종주국 영국에서 온 53세 먼로는 기수 경력 35년의 베테랑으로 백전노장을 능가하는 ‘천승노장’이다. 통산 1000승을 훌쩍 넘긴 그의 기록은 한국에서도 박태종·문세영·유현명 기수 외에는 없을 정도다.

영국과 홍콩에서 최정상급 대상경주를 우승한 그는 노련함 덕분인지 많은 조교사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지난 1년간 서울경마기수 중 두 번째로 많은 출전횟수를 기록했다.

고향인 영국에서도 한국경주 실황이 송출되고 있어 생중계를 통해 그의 활약을 지켜볼 수 있다고 한다.

가족을 만나고 지난 3월 입국한 먼로는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 지금은 컨디션 관리와 경주마 조교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경마에 대해 그는 “종주국인 영국에서도 생중계를 통해 한국경마를 관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한국경마는 지금도 안정적인 운영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성정하고 있어 해외에 있는 기수들에게도 도전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 프랑스 출신 다비드는 잠시 고향에서 2세 출산과정 함께 해

2017년 말 한국경마에 데뷔한 프랑스 출신의 다비드 기수는 경마가 중단되자 잠시 프랑스로 돌아가 아내의 2세 출산 과정을 함께 했다. 그리고 4월 6일 입국 후 2주 간의 자가격리를 거쳐 현재 경주로에서 경마 재개를 기다리며 훈련에 정진하고 있다.

다비드는 실력 뿐 아니라 다비드상 못지않은 외모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난해에는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상은 과태료나 기승정지 처분을 가장 적게 받은 선수에게 수여된다.

부경 경마장 소속 다실바 기수도 같은 시기에 같은 상을 수상했다. 외국의 선진 경마기술의 도입을 목적으로 시행한 외국인 기수 영입이 기술 뿐 아니라 경마 문화까지도 전해지고 있는 셈이다.

타지생활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프랑스에도 중계되기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이 내가 출전하는 경주를 보며 응원하고 있어 큰 위안이 되었다"며 "하루빨리 경마가 재개돼 가족들에게 경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 브라질서 온 안토니오 "브라질이나 한국에서나 집에서만 생활"

브라질 출신의 안토니오기 기수는 현재 서울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기수들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보여준다.

한국에 데뷔한지 만 3년이 된 그는 한국경마 최고 영광의 무대인 그랑프리2019년도 우승을 비롯해 지금까지 총 7번의 대상경주를 휩쓸었다.

최근 1년간 15.7%의 무서운 승률로 서울 전체 승률 5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고국에 다녀왔으며 자가격리가 끝나는 대로 경주로로 복귀해 경주마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오랜만에 찾은 브라질이나 돌아온 한국에서도 집에만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며 "한국경마는 늘 열성적인 팬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한국에 오래 머물고 싶다”고 말했다.

김낙순 회장은 “외국인 기수들의 활약은 경마 관계자에게는 선진기술과 문화를 전파할 뿐만 아니라 한국을 넘어 전 세계 경마 팬들에게도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며 “KBO가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듯 한국경마도 더 참신하고 흥미로운 요소를 통해 새로운 한류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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