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손실 사태 이후에도 불완전판매 여전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2019 펀드 투자자 조사 결과' 발표

일러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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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등에 펀드를 가입하러 간 투자자들 10명 중 2명 꼴로 투자자정보 확인이나 투자자성향 진단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자성향을 진단받은 이들 10명 중 2명 이상은 자신의 투자성향과 관계가 없는 상품을 권유받았으며 심지어 1.5명은 권유 상품에 맞는 결과가 나오도록 투자성향 진단을 유도당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은 18일 '2019 펀드 투자자 조사 결과'를 발표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 수도권 신도시,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5세~64세 성인 남녀 253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11월 27일부터 12월 13일까지 17일간 진행됐다. 

지난해 DLF(파생결합펀드) 대규모 손실로 전 사회가 홍역을 앓았지만 판매사의 불완전 판매로 인해 소비자 피해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현재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비율은 35.4%로 2018년 대비 약 1.6%포인트 증가했으며 주로 노후준비(23.1%)나 자산증식(22.9%)을 위해 투자한다고 응답했다.

펀드 투자로 이득을 본 사람이 40.5%, 손실을 본 사람이 26.7%이며 평균 수익률은 15.9%, 평균 손실률은 14.9%로 나타났다.

주식형 펀드(27.3%)와 혼합형 펀드(27%)에 가장 많이 투자했으며 그 이외에는 채권형 펀드(16.5%), MMF(11.1%), 파생형 펀드(8.1%), 부동산 펀드(7.5%) 순이었다.

펀드 판매사 유형은 은행이 47.3%로 가장 많았고 증권사(41.3%), 보험사 (10.2%)가 그 뒤를 이었다. 펀드슈퍼마켓을 주로 이용한다는 비율은 1% 미만에 불과했다.

펀드슈퍼마켓이란 각종 펀드를 검색·조회·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펀드 판매 플랫폼이다.

펀드 투자 계기를 보면 판매직원 권유에 의한 펀드 투자비율은 34.2%, 자발적 펀드 투자비율은 31.7%, 주변 사람들의 권유에 의한 펀드 투자비율은 19.9%로 나타났다.

또 펀드 투자자의 24.4%는 주거래 금융회사를 펀드 판매사로 선택했고 9.3%는 집이나 회사와 가까운 판매사를, 6.8%는 아는 판매직원이 있는 판매사를 선택했다.

이외에는 금융회사의 인지도(7.8%), 저렴한 수수료(4%), 직원의 전문성(2.9%), 직원의 친절함(2.8%) 등이 판매사 선택 기준이 됐다.

펀드 투자자의 31%가 판매직원을 통해 펀드 관련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으며 인터넷(카페 등)에서 얻는 사람은 18.1%, 주변 사람에게서 얻는 사람은 15.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은 "과거 우리파워인컴펀드 사태부터 지난해 DLF 사태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펀드 불완전판매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판매직원 권유에 의한 투자비율, 정보 취득 등 펀드 투자 과정에서의 판매직원 의존도는 크게 줄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재단은 "이는 펀드 투자자들의 관련 지식 수준이 낮고 펀드 관련 정보를 학습·탐색하기 위한 여유가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펀드 투자 과정에서 펀드 투자자들의 판매직원 의존도가 높아 판매직원들의 불완전판매 행위에 쉽게 노출된다"며 "단기적으로는 미스터리쇼핑 등을 통해 판매직원의 불완전판매 행위를 단속하고 장기적으로는 금융교육 등을 통해 투자자들의 금융이해력을 높여 투자자들 자신이 불완전판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펀드 투자자들은 펀드 가입 과정뿐만 아니라 투자 이후에도 수익률을 가장 중요시하며 펀드 운용계획 등 다른 중요한 정보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면서 "금융이해력이 낮은 일반투자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운용보고서 내용 및 금융 용어를 더욱 쉽게 표현할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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