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본사인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 휘날리는 LG전자 깃발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 휘날리는 LG전자 깃발

 

LG전자가 구미에 있는 TV 생산라인을 인도네시아로 이전하겠다고 밝히면서, 해외 공장을 국내로 돌리는 리쇼어링(Reshoring)과 상반된 행보를 보여 관심이 모아진다. 

LG전자는 올해 안으로 올레드 TV·LCD TV·컴퓨터용 모니터 등을 조립·생산하는 구미사업장의 TV 생산라인 6개 중 2개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2개 라인을 연내 인도네시아 찌비뚱(Cibitung) 공장으로 옮겨 인도네시아의 TV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아시아권 TV 거점 생산 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구미사업장 TV·사이니지 생산라인은 기존 6개에서 4개 라인으로 조절하고 롤러블(Rollable), 월페이퍼(Wallpaper) 등 고도화된 생산 기술이 필요한 최상위 프리미엄 TV와 의료용 모니터를 생산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번 생산라인 해외 이전에 대해 글로벌 TV 생산의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인 구미사업장을 필두로 권역별 거점 생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며, 국내 생산지의 전략적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구미사업장이 여전히 글로벌 TV 생산지를 지원하는 마더 팩토리이자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중·일을 비롯한 글로벌 T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성장이 정체된 TV 시장의 경영 효율화 측면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생산 단가가 낮은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 생산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생산라인 해외 이전은 국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이미 해외로 나간 공장의 복귀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과는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회사 안팎에서 확산하는 분위기다.

LG전자는 TV 생산라인 이전을 공식 발표하기 전 노조 설명회를 열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구미공장에 잔류하는 라인에서는 디지털 사이니지, LG 시그니처 등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과 의료용 모니터를 전담 생산할 계획이다. 

TV 생산의 해외이전은 생활가전보다 내수 비중이 적고, 글로벌 시장 수요가 정체한 점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한국과 중국·일본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화에서, 제품군이 다양한 생활 가전과 달리 TV는 단일 제품군이라 비용 절감 외에 별다른 실적 개선 방법이 없다는 것도 이유다.

비용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 등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임금이 저렴한 해외로 이전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2분기 실적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전분기와 작년 동기 대비 하락할 전망이다.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은 수요 침체가 이어지며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진단되면서, TV 시장도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취소 등에 따라 본격적인 수요 감소로 전환할 전망이다. 이에 효율적인 자원 운용으로 수익성 하락을 방어한다는 점도 이번 TV 생산라인 이전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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