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륜, '서울역 회군' 소회..."철수 안했으면 광주 항쟁 일어났을까"
신계륜, '서울역 회군' 소회..."철수 안했으면 광주 항쟁 일어났을까"
  • 이제항 선임기자 (hang5247@hanmail.net)
  • 승인 2020.0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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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륜 전 의원, 실천적 과정인 민주주의 완수 강조
신계륜 전 국회의원(신정치문화원 이사장)
신계륜 전 국회의원(신정치문화원 이사장)

[스트레이트뉴스=이제항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기를 앞두고 지난 17일 광주M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서울역 회군’을 언급, “결국은 군이 투입되는 빌미를 만들어 줬다. 결정적인 시기에 퇴각 결정을 내린 것 때문에 광주 시민들이 외롭게 계엄군하고 맞서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경희대 복학생 대표였던 문 대통령은 해산에 반대했다면서도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고 저뿐만 아니라 광주 지역 바깥에 있던 당시 민주화운동 세력들 모두가 광주에 대한 어떤 부채의식을 가지게 됐다”고 회고했다.

'서울역 회군'은 지난 1980년 5·18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기 이틀 전인 5월15일 서울역광장에 20여만 명의 대학생들이 모여 전두환 신군부에 계엄령 해제와 민주화 추진을 요구하다 신군부 투입 소식에 자진 해산한 사건이다.

당시 고려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신계륜 전 의원은 "시위가 정점에 달하던 시점에 갑자기 해산결정 소식을 들었다"며 그 결정은 정말 황당했다고 떠올렸다.

신 전 의원이 인파를 뚫고 미니버스에 도착했을 때, 서울 주요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앉아있었고,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결정이 내려진 뒤였다"면서"뒤늦게 철수 반대 의견을 냈더니 누군가가 '그럼 대안이 뭐냐'고 되묻더라"고 토로했다.

철수 결정에 대해서는 현재도 신 전 의원은 당시 서울대 지도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당시 지도부의 한 축인 서울대 복학생협의회장이었다면서, 신 전 의원은 "서울대 복학생협의회 내에서의 의견도 철수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 전 의원은 "제가 버스에 들어가려 했더니 이수성 당시 서울대 학생처장이 저를 붙잡고 신분을 확인하더라"면서 "왜 서울대 학생처가 제공한 미니버스에서 회의를 했는지도 의문"이라고도 했다.

지난해에는 당시 서울대 총학 대의원회의 의장을 맡았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심재철 의원 사이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미니버스 안에서 회군을 누가 주도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80년 5월, 서울역 철수가 없었다면 서울 항쟁이, 전국 항쟁이 일어났을까?”또는 “연이틀의 시위가 신군부의 개입을 만들었을까? 서울역 철수가 신군부의 개입의 호기를 만들었을까?” 80년 이후 신계륜 전 의원이 줄곧 생각해오던 의문들이라고 전했다.

서울역 시위와 철수 이후 전국적으로 휴교령이 내려지고 군이 투입되었다고 밝힌 신 전 의원은 “학생들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은 저항에 실패했는데 광주에서는 학살에 정면 대항하는 항쟁이 일어났고, 이유야 어쨌든 광주항쟁은 서울역 철수를 더욱 초라한 것 또는 잘못된 것으로 만들어버렸다.”면서 “그리고 항쟁 기간 내내 주요 수배자로 지목되어 광주에 있었던 나는 총을 들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고 그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신 전 의원은 “하늘에는 투항을 권유하는 삐라가 휘날리고 요란한 총소리와 함께 금남로 거리가 계엄군의 군화 소리로 가득 채워지면서 항쟁의 본거지 도청을 계엄군이 점령하던 날, 광주 시민들은 담 너머 골목으로 악령처럼 스며드는 계엄군의 모습을 육감을 동원해 느끼며 영원히 잊지 못할 그날 새벽을 맞이했을 것이다”라면서 “그리고 다시는 같은 하늘 아래 살지 않을 명백한 ‘적’들에 대한 굳은 맹세로 입술을 깨물며 소리 없이 울었으리다”고 되뇌이며 말을 이어 갔다.

신 전 의원은 “풀리지 않는 의문은 품고 사는 법이다. 그러나 그 의문만큼이나 강하게 나의 영혼을 거듭 깨우는 한 시민군의 얘기가 있다”면서 “군의 진입이 목전에 다다른 시점에 시민군 윤상원은 나이 어린 젊은이들을 모아놓고 총을 내려놓고 집으로 돌아가 살아남아서 이를 기록하고 전하라고 외치며 자신은 도청 안에서 불꽃처럼 산화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어 “그리고 그 후배들과 아들딸들은 시간을 넘고 또 넘어, 광주의 학살과 항쟁을 전국에 전하고 또 전했다”면서 “광주의 진실이 넓게 알려지며 6월 항쟁의 바다가 형성되고 뒤이어 정권교체가 이뤄지며 급기야 촛불에 이르러 ‘산자여 따르라'라는 광주항쟁은 대를 이은 전국항쟁이 원천이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또한 “실천적 과정인 민주주의라는 긴 항로에서 모든 사람이 일직선으로 가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시간은 때때로 지그재그의 선들을 한데 모으는 동의를 만들어내고 급기야 불멸의 새 항로를 개척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등 21대 국회의원 광주.전남 당선자 18인은 지난 17일, 21대 국회가 개원하는 즉시 5.18 관련법 개정을 공동으로 추진, 20대 국회에서 이루지 못한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서삼석 전남도당위원장은 “5월 광주의 명예를 지키고 진실을 밝히는 것은 광주.전남 국회의원 공통의 책무이자 사명”이라며 “5월의 비극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하나로 뭉쳐 5·18 관련법 통과에 온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갑석 광주광역시당위원장은 “광주.전남의 제1과제는 5·18민주화운동의 역사를 바로세우는 것이며, 이로부터 5·18 정신의 세계화가 시작될 수 있다”며 “광주전남 당선인들이 한마음으로 5·18 관련법을 추진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이루고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형석 5.18 40주년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법률적, 역사적 평가가 완료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것은 헌법을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21대 국회에서 역사왜곡처벌법이 1호 법안으로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전남 당선인들이 공동발의할 5·18 관련법은 일명 ‘5·18 역사 바로세우기 8법’으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역할과 권한 확대, 5·18 역사 왜곡 처벌 강화, 헌정질서 파괴사범 행위자에 대한 국립묘지 안장 금지, 민주화운동 유공자 명예회복 및 실질적 보상 등을 핵심 골자로 한다.

대표적으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역사왜곡처벌법) ▲5·18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에 관한 법률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국가장법 등을 개정할 예정이다.

21대 국회 개원 시점에 맞춰 법안 검토를 마칠 예정이며, 광주 국회의원 8명이 각각 대표발의하고, 광주.전남 국회의원 전원이 공동발의에 동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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