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부천 물류센터 감염 계속 증가... 90명 넘어
방역당국 "전파 속도 빨라 신속 진단검사 초집중"
서울 취약시설서도 추가 확진...집단감염 우려 증폭

쿠팡 배송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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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발 코로나19 확산이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3일 첫 환자 발생 후 5일 만에 90명을 넘어서는 등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8명 늘어 누적 1만1402명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서울 20명, 경기 20명, 인천 18명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8일(53명) 이후 전날(79명) 처음으로 50명을 넘은 데 이어 이날도 50명을 넘었다. 일일 평균 신규 환자 50명 미만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제시한 목표 가운데 하나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2∼24일 사흘간 20명대에 머물다가 25∼26일 이틀간은 10명대로 떨어졌으나 27일 쿠팡물류센터 근무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추가되면서 40명으로 늘었고, 전날에는 79명으로 급증했다.

27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신규 확진자만 177명에 달한다. 전날 0시 기준 부천 쿠팡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총 69명이었으나 이후 서울과 경기, 인천에서 추가로 환자가 발생하면서 23일 첫 환자 발생 이후 닷새 만에 최소 90명을 넘어섰다.

특히 직장 내 감염이 가족에게 전파된 사례가 이어졌다. 서울의 경우 부천 쿠팡물류센터 직원인 52세 여성과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확진된 직원의 어머니(60대 여성)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에서는 쿠팡물류센터 근무자의 아버지인 60대 남성이 확진됐다.

경기 광명시에서도 이 물류센터 근무자의 부모인 80대 남성과 90대 여성 부부가 확진됐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쿠팡물류센터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한 30대 남성, 그리고 센터 직원과 접촉한 60대 남성이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수도권에 한해 한층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한 정례 브리핑에서 "물류센터 관련 첫 감염을 확인한 후 3일 만에 70여명의 확진자를 찾았다"며 "워낙 전파 속도가 빨라 신속한 진단검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물류센터와 연계된 여러 가지 추가 전파는 물론, 또 이와는 별도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전파가 늘어날 가능성은 매우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가족이나 접촉자 중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또 다른 전파를 야기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태원 클럽 사태 때보다는 접촉자 파악이 쉽고, 한정된 장소에서 발생해 추적 조사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방역과 관련해서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방역활동을 대폭 강화하는 등 총력전에 들어갔다. 향후 2주간이 수도권의 감염 확산 여부를 가르는 중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생활속 거리두기' 방역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박물관 등 공공부문 등에 대해서는 한시적 운영중단을 통해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에 준하는 조치를 취했다.

29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학원·PC방·노래연습장 등에 영업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고 박물관 등 수도권 공공 다중시설에 대해서는 운영을 한시적으로 중단키로 했다.

이와 별개로 경기도는 부천 쿠팡 신선물류센터에 대해 이날부터 2주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한편 물류센터발 집단감염 이외에도 서울 중구 소재 KB생명보험 전화영업점 등 취약시설에서도 지금까지 7명이 추가 확진돼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추가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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