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3주구 북쪽의 차량 통행이 가능한 출구 넷 중에 19동과 33동 사이의 출구 부근에 붙은 대우건설(기호1번)과 삼성물산(기호2번)의 현수막. 단지 내부 방향에서 바라본 뒷면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지난 4월말 반포3주구 북쪽의 차량 통행이 가능한 출구 넷 중에 19동과 33동 사이의 출구 부근에 붙은 대우건설(기호1번)과 삼성물산(기호2번)의 현수막. 단지 내부 방향에서 바라본 뒷면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스트레이트뉴스 이준혁 기자]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총공사비 8000억원대 규모의 서울 반포 재건축을 따냈다. 이로써 지난 2015년 이후 5년 간의 침묵을 깨며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에 이어 강남권 도시정비사업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이하 반포3주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새로 선정했다.

삼성물산은 조합투표자 과반을 넘는 686표를 받아 득표율 52.13%을 기록한 반면 대우건설은 46.88%(617명)였다. 이로써 반포3주구는 2023년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by) 래미안'로 재탄생된다.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주공1단지 99개동 중 신반포로 남쪽인 34개동(1~35동, '4동'은 없음), 총 1490가구 아파트를 허물고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총 2091가구 아파트와 부대 복리시설을 짓는 공사다. 조합 제시 총 공사비만 8087억원에 육박했고, 그만큼 시공권 경쟁은 치열했다.

◇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하는 정기총회의 주요사항을 안내하는 현수막. (사진=이준혁 기자)
◇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하는 정기총회의 주요사항을 안내하는 현수막. (사진=이준혁 기자)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 재건축 강자들이 펼친 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전은 반칙과 편법 등이 난무, 클린과 거리가 멀었다.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의 여러 건설사가 입찰 참가에 대해 고민했고, 최종적으로 시공사 선정 재입찰에 참가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조합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삼성물산은 국내 건설업계 최상위 신용등급(AA+)을 토대로 100% 준공한 이후 분양을 보장했다. 이는 일반적 후분양과는 차이가 크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나 공시지가 인상폭을 고려하면 후분양이 분양가를 선분양 대비 더 높게 받을 수 있다. 사업에 따른 금융부담을 비롯 삼성물산이 여러 부담을 안지만 이를 감수하겠다는 매우 파격적 제안이다.

또한 금전적인 다양한 조건을 내걸었다. 34개월로 공사 기간을 줄여 사업비 이자 120억원을 줄이며, 사업비 대여 금리는 삼성물산 회사채 금리(AA등급)에 0.25%p(포인트)를 가산한 연리 1.8~1.9%를 제시한 것이다.

조합원의 부담을 최대한 낮추고자 착공기준일까지의 기간과 실착공 후에는 물가의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이 없는 것으로 제안했으며, 조합원 분담금도 입주할 때 100% 납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계열사란 점도 강점으로 활용했다.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아파트 단지 건설과 연계 가능한 그룹 내 계열사 기술력을 총동원할 것이라 선언한 것이다.

더불어 단지 구성 내실도 주장했다. 래미안 20년 역량으로 쌓은 노하우로 대안 설계를 통해 세대당 평균 8㎡의 확장 가능한 추가 면적을 확보하고, 입주민 취향에 맞춰 선택 가능한 평면을 제시했다. 해외 유명 설계사와 협업해 정제된 보석 형태를 내세운 랜드마크 외관 디자인을 제시하고, 단지 중앙에 축구장 3배 규모의 숲 조성 등 조경을 최고로써 꾸밀 예정이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삼성물산의 상품, 기술력, 서비스 역량을 총동원해 래미안 20년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작품을 만들겠다"면서 "삼성은 고객만족과 신뢰를 가장 우선시하는 회사로, 그동안 준비하고 약속드린 사항은 반드시 지켜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돋보이는 아파트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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