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에 8조 규모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투자
하반기 경기침체에 반도체 수요 줄어들 가능성 높아
삼성 "인프라 확충해 낸드플래시 수요 확대 대응"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2라인.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2라인.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최근 평택캠퍼스 2라인에 8조원 규모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라인 투자를 발표했다. 코로나19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등으로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1일 발표한 평택캠퍼스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 투자 발표는 지난달 21일 평택에 극자외선(EUV) 전용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라인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지 열흘 만에 나온 것이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평택 생산라인에 최소 18조원에서 20조원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투자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소 놀랍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업계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제한하기 위한 규제에 나서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도 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덩달아 중국 후발업체들의 추격도 거세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양쯔강메모리(YMTC)는 올해 안으로 128단 적층형 낸드플래시 양산을, 중국 창신 메모리 테크놀로지(CXMT)도 올해안으로 17나노(㎚) D램 양산을 각각 선언했다.

이렇듯 업황 자체가 악화되자 실제로 미국의 마이크론은 지난해 6월에 투자와 생산량을 줄이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보다 올해 반도체 시장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투자를 오히려 늘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에도 연구개발과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반도체 초격차’를 더욱 늘리겠다는 목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파운드리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라고 밝히면서 투자 강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심혈을 기울여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분야는 낸드플래시다. 낸드플래시는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으로, 전원이 끊겨도 저장된 데이터가 손상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5세대 이동통신(5G), 엣지컴퓨팅 등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낸드플래시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수요 확대를 예상 중이다.

특히,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의 사용량 증가와 함께 5G시대가 다가오면 데이터의 속도와 전송량이 크게 늘어난다. 이를 처리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의 역할도 커지고, 자연히 낸드플래시의 수요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최첨단 공정인 6세대 V낸드플래시 중심의 생산량 확대에 집중하기 위해 평택2라인에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6세대 V낸드는 5세대 제품보다 전력은 15% 이상 덜 들고 데이터 처리 속도는 10% 이상 빠르다. 운영비를 줄여야하는 데이터센터 업체에게는 좋은 선택지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기술 개발과 동시에 고객사가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낸드플래시를 공급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목표다.

이미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18년 동안 낸드플래시 시장 1위에 올라서 있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말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점유율 33.3%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격차를 더욱 넓히기 위해 삼성전자가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투자를 늘린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6일 기자회견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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