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외교상 금도를 넘었다"
이낙연 "극히 유감, 엄정한 대처 필요"
양향자 "정쟁 접고 지혜를 나눌 때"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 전성남 선임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독설을 날린데 이어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마저 폭파하는 등 강경한 입장으로 돌변하자 정부와 여당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가 간 외교에는 어떤 상황에도 넘지 말아야 할 금도가 있다"며 "판문점 선언의 상징을 폭파하는 북쪽의 행동은 금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현 상황의 발단이 된 전단 살포를 엄격하게 다루는 동시에 북한의 어떠한 추가 도발에도 강력히 대응할 태세를 갖추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오후 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회 일정을 중단하고 이해찬 대표 주재로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가 끝난 후 "민주당은 이번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민주당과 정부는 긴밀하면서도 강력히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추가적 도발 가능성에 대비, 비상한 각오로 대처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의원도 자신의 SNS에 "창원 경남도청에서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영남권 간담회를 하고 스마트랩 현장방문 도중 북한의 폭파 소식을 들었다"며 "극히 유감스러우며,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규탄했다.

양향자 의원도 "6·15 공동선언 20주년에 생긴 일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안타깝다"며 "다만 외교를 포기하면 안 되며 잠시간 정쟁을 접어두고 지혜를 모을 때"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폭파 소식이 알려진 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NSC(국가안전보장회의)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국회 외통위에서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대북전단 살포 행위의 주무부처로서 안일하고 둔감했다"며 "남북교류 확대와 평화 증진을 위한 여타 문제에서 통일부는 더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대북전단은 과거 정부에서도 지속적 단속 위주의 조치를 계속해서 추진했지만, 앞으로는 처벌 위주로 현행 법률을 엄격히 적용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송영길 외통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후 "(북한이) 빈말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고 그런 것 같다"며 "포로 폭파하지 않은 게 어디냐"고 말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대해 통합당은 송 위원장의 부적절 발언과 김 장관의 안이한 대처를 싸잡아 비판했다.

황규환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일뿐더러, 외통위원장으로서는 더더욱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대체 어느 나라의 장관이고, 어느 나라의 국회의원인가. 이러려고 상임위원장 임명을 강행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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