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가비상시국, 여야 조속 합의해야"
민주 "우선 외교안보 상임위부터 참석해야"
김종인 "새 시각으로 인내하는 자세 필요"

박병석 국회의장(사진=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전성남 선임기자] 국회가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당초 시한으로 잡았던 19일 본회의를 다시 연기됐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박병석 국회의장이 야당의 원내지도부 공백 등을 감안해 19일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공보수석은 "지금 우리나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경기 침체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고 남북관계 역시 과거 대결 국면으로 회귀하고 있다"며 "지금은 국가 비상 시국으로 민생 경제와 국가 안보 앞에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박병석 의장의 여야 합의 요청을 전했다.

박 의장의 이러 결정의 배경에는 여야간의 상임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회의 가동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장은 상임위원장 비율을 11대 7로 배분하고, 법사위와 예결위는 각각 여야가 나눠 갖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 의장은 이날 본회의 다음 일정을 명시하지 않았다.

박 의장의 본회의 연기 결정으로 여야는 협상 시간을 더 벌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어 앞으 다분간 교착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당은 집권을 위한 정당인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으며, "안보 위기를 해소하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해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여야가 정책 노선으로 다투는 것은 이해될 수 있으나 비상상황에서는 힘을 하나로 모아야한다"라며 "초당적 정치, 그것이 국민이 원하는 국회의 품격이다. 국회 정상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하고 칩거에 들어간 통합당은 여전히 법사위원장 몫을 요구하며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다만 최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소 폭파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안보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일단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에만 우선 참석하는 식으로 접점을 찾아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에 안보위기까지 더해져 초당적 협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여야 모두 경제와 안보를 도외시하는 무책임·무능력 정당이라는 국민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 임시국회 내 추경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홍남기 부총리 말처럼 우리도 속이 타들어 간다"며 "시급한 예산결산·국방·외교통일·정보위 정도는 야당이 정상화를 해줘야 할 시점"이라며 통합당의 참석을 촉구했다.

여야는 주말부터 다음주 초까지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 선출과 관련한 원구성 협상을 다시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초선 의원 간담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주말쯤 지나면 올라오게 될 것이고, 원 구성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에 대해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종래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가지면 어렵게 풀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개원이 언제 될 것이냐에 대해 상당히 초조한 생각을 갖고 계실 것 같은데 여러분께서 인내하는 자세를 취해줬으면 좋겠다"며 민주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