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임금 교섭 피한 게 아닌 평화 타결 요구"
MBK 관련 "214억원, 한국리테일투자에 들어가"

◇인천광역시 조례에 따른 의무휴업일 지정에 의해 홈플러스 청라점(사진)은 14일 휴점한다. (사진=이준혁 기자)

좁혀지지 않는 홈플러스 노사 갈등에 대해 사측이 해명에 나섰다.

26일 홈플러스민주노조연대는 임단협 교섭이 지난 18일 열린 7차 본교섭을 마지막으로 최종 결렬됐다고 전했다. 이에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접수하고 쟁의행위 찬반을 묻는 조합원 투표를 시작했다.

"사측이 조합의 임금요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홈플러스 노조의 주장에 대해, 사측은 "합리적이고 평화적인 타결이 아닌 일괄타결안을 요구했다"며 반박했다.

◇"임금 교섭, 피한 게 아닌 평화타결 바란 것"

홈플러스에 따르면 노조 측은 3700억원 규모의 임금요구 8개안과 138개의 단협안을 요구하면서 조항에 대해 논의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인 일괄타결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교섭의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 18일 진행된 7차 본교섭에서도 노조가 일방적으로 일괄 타결안만을 요구하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는 설명이다. 또 이틀 전인 지난 16일부터 이미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1차 투쟁지침'을 하달하고 피켓과 등자보 등을 제작해 각 점포에 사전 배포해두는 등 협상의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노조 측이 주장한 임금교섭 타결 금액에 대해서도 상반된 주장을 보였다. 노조는 "지난해 사 측이 임금교섭 타결로 인해 70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간다고 강조했으나 경영자료에 의하면 190억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사측은 "지난해 자연퇴사 인력에 대한 인건비 미집행분을 고려하지 않은 계산"이라며 "교섭 당시 노조 측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반론했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회계연도 당기순손실 규모는 5322억원이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손실까지 겹쳐 경영상황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사측은 "5300억원 넘게 적자를 보인 회사에게 3700억원의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하게 될 경우 9000억원의 적자가 난다"며 "지난해 영업이익은 100억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코로나19에 따른 실적악화까지 감안한다면 올해 실적은 자그마치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MBK파트너스 아냐"…214억원 행방은 한국리테일투자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5년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외부에서 조달한 금액이 5조원이며 이 가운데 4조3000억원이 대출, 7000억원이 상환전환우선주다.

홈플러스(HC)에서 3년 동안 1조2000억원을 배당이라는 이름으로 홈플러스스토어즈(HS)로 보내고, 홈플러스스토어즈가 이 가운데 일부를 지주사인 홈플러스홀딩스(HH)로 올려보내 빚(상환전환우선주)을 갚는데 썼으며 남은 돈 214억원 정도가 MBK파트너스의 배당으로 들어갔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에 사측은 "노조 측이 MBK파트너스에 배당했다고 주장하는 214억원은 한국리테일투자에 지급됐고, 한국리테일투자는 이 금액 그대로 '상환전환우선주'에 배당금으로 지급된 것"이라며 "각 법인 공시에도 명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환전환우선주에는 국민연금 등 우선주 투자자들이 포함돼있으며 MBK파트너스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214억원의 금액은 우선주 투자금액의 3%"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