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금융시장 안정됐지만 기업 신용위험 확대"
"실물·금융 괴리 주의…지나친 위험추구 투자 지양"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빠르게 회복했지만 국고채-회사채 금리 차이(신용스프레드)는 확대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30일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주가가 지난 3월 폭락 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신용스프레드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보통 기업의 주식 가치가 상승하면 기업의 신용위험이 줄어 회사채 수요가 늘면서 금리가 줄어든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회사채 수요가 줄고 금리는 늘면서 신용스프레드도 늘었다. 이에 기업이 자금을 모으기 더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원은 "해외에서는 유동성 장세가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시장에도 나타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채권시장에서 국채 거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서 유동성 확대 혜택이 국채 금리 하락으로만 나타나고 회사채는 수요 부족으로 오히려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이 한경연의 분석이다. 지금 현상은 장기금리를 낮춰 기업 투자를 촉진한다는 양적완화 정책의 주요 목표가 실현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한경연은 해석했다.

한경연은 신용스프레드 축소를 통한 기업투자 촉진이 우선돼야 하고 회사채 수요 확대 노력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정부가 채권안정펀드를 확대하는 등 채권시장 안정대책을 내놨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실물 부문 침체와 금융부문 호조라는 괴리현상 장기화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훨씬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실물과 금융간 괴리가 커질수록 결국 개인들이 짊어져야 할 잠재적 위험도 커진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갈등 확대 등으로 금융시장이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개인들은 지나친 위험추구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한경연은 말했다.

한경연은 위기 국면에서 유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경제 체질개선과 규제개혁도 동시에 추진해야 코로나시대 이후에도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경제상황 개선 추이에 따라 점진적으로 유동성 축소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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