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효과’ 소비 작년 수준 회복
‘수출 부진’ 제조업 생산 두달연속 하락

 

지난 5월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든 데다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소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제조업 생산은 수출이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1999년 외환위기 직후 수준의 경기부진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2% 감소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광공업 생산이 6.7% 감소했다.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폭 감소했던 4월(-6.7%)과 동일한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출 타격으로 제조업 생산이 6.9% 줄어든 영향이 컸다. 감소 폭이 지난 4월(-7.0%)과 비슷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0.8%)와 기타운송장비(3.1%)는 늘었으나, 자동차(-21.4%), 기계장비(-12.9%) 등이 급감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63.6%)도 전월보다 4.6%포인트 하락, 2009년 1월(62.8%)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128.6%)도 전월보다 8.6%포인트 올랐다. 1998년 8월(133.2%) 이후 최고치로, 재고는 전월과 같았으나 출하가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서비스업 생산은 2.3% 올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월과 3월 크게 감소했지만, 4월(0.5%)에 상승 전환한 데 이어 5월 초 생활방역으로 전환한 영향으로 5월에 증가폭이 커졌다. 단 여행업, 항공업, 운수업 등 타격이 큰 업종이 있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반등하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14.4%), 예술·스포츠·여가(10.0%), 협회·수리·개인(9.5%), 도소매(3.7%), 운수·창고(1.5%), 교육(1.5%) 등 모든 업종에서 증가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4.6% 증가하며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반등한 것이다.

승용차 등 내구재(7.6%), 의복 등 준내구재(10.9%),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0.7%) 판매가 모두 증가했다.

업태별로 보면 대형마트(-10.6%), 면세점(-0.5%)은 줄었지만 전문소매점(10.5%), 승용차·연료소매점(7.7%), 무점포소매(4.9%), 백화점(4.4%), 슈퍼마켓·잡화점(2.2%), 편의점(3.7%)은 증가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은 "업태별로 보면 가구나 안경 같은 전문소매점 판매가 크게 늘어난 점 등이 다른 시기에 비해 재난지원금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재난지원금 효과를 부정하기 어려우나 앞으로 그 효과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9% 줄어들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 1월(6.8%)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한 순준이다. 자동차 내수 출하와 수입 등이 줄면서 운송장비(-16.1%)가 크게 하락했고, 기계류 투자도 1.7% 줄었다. 이에 통계청은 "전체적으로 설비투자는 코로나19 영향이라기보다 일상적인 등락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 역시 4.3%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8포인트 하락한 96.5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가 있었던 1999년 1월(96.5) 이후 2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한 98.9였다. 2019년 8월(98.9) 이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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