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무역펀드 문제 알고도 판매"..전액배상 길 열려
"라임 무역펀드 문제 알고도 판매"..전액배상 길 열려
  • 김세헌 기자 (betterman89@gmail.com)
  • 승인 202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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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를 2018년 11월 이후 산 투자자들에게 판매사들이 원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한 결과로, 투자원금을 전부 돌려주라는 결정이 나오기는 금융투자상품 분쟁조정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열린 플루토 TF-1호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결과를 1일 발표했다. 분조위는 플루토 TF-1호 투자자가 분쟁조정을 신청한 108건 중 2018년 11월 이후 펀드에 가입한 72건에서 대표적인 유형 4건을 추려 심의한 끝에 모두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결정했다. 판매사는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다.

분조위는 "계약체결 시점에 이미 (펀드) 투자원금의 최대 98%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운용사는 투자제안서에 수익률 및 투자위험 등 핵심 정보들을 허위·부실 기재했다"며 "판매사는 투자제안서 내용을 그대로 설명함으로써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판매자의 허위 투자정보 설명, 투자자 성향 임의 기재, 손실보전 각서 작성 등으로 합리적인 투자판단의 기회가 박탈된 점을 고려할 때 투자자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원금 100% 배상은 역대 최고 비율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분쟁조정에서는 투자 손실의 최대 80%를 배상하라는 결정이 나왔다.

플루토 TF-1호는 2017년 5월부터 펀드 투자금과 신한금융투자의 총수익스와프(TRS) 대출 자금을 활용해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 2개, BAF펀드, Barak펀드, ATF펀드 등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IIG 펀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라임운용과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11월 IIG 펀드의 부실을 인지한 이후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운용 방식을 변경해 가면서 펀드 판매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에 분조위가 4건에 대해서만 결정을 내렸으나 대표적인 유형을 뽑아 심의한 만큼 사실상 2018년 11월 이후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전원에게 원금 전액을 돌려주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플루토 TF-1호 펀드 판매액 2400억원 중 2018년 11월 말 이후 판매된 규모는 1900억원 정도다. 1900억원에서 지금까지 중도 환매된 금액을 빼면 1611억원(개인 500명·법인 58개사)이 남아있다.

1611억원을 판매사별로 보면 우리은행 650억원, 하나은행 364억원, 신한금융투자 425억원, 미래에셋대우 91억원, 신영증권 81억원 등이다. 판매사들이 자율 조정을 통해 72건을 포함한 투자자 모두에게 원금 전액을 반환한다면 최대 1611억원의 투자 원금이 반환될 예정이다.

분쟁 조정은 당사자인 신청인과 금융사가 조정안을 받은 후 20일 이내에 조정안을 수락해야 성립된다. 2018년 11월 이전 투자자(500억원)들은 불완전 판매를 사유로 분쟁조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번에 권고 결정이 나온 플루토 TF-1호를 뺀 라임의 나머지 3개 모펀드는 손실 확정까지 상당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있어 분쟁조정이 개시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임운용이 환매 중단한 모펀드는 플루토 TF-1호, 크레딧 인슈어러드(Credit Insured) 1호,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등 모두 4개(173개 자펀드·1조6700억원)다. 플루토TF-1호는 펀드 투자금을 해외 다른 무역금융펀드들에 넣었다.

크레딧 인슈어러드 1호는 무역금융채권, 플루토 FI D-1호는 국내 사모사채, 테티스 2호는 국내 메자닌(CB·BW)에 주로 투자했다. 이 중 플루토 TF-1호가 처음으로 분조위 대상에 올랐다. 손실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플루토TF-1호 108건을 포함해 모두 672건이다.

일부 판매사는 투자자 자금 지원 등을 통한 사적 화해를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을 비롯해 우리·하나·IBK기업·부산·경남·농협은행과 신영·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가 사적 화해를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금융정의연대는 논평을 통해 “이번 결정은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에서 운용사뿐 아니라 판매사의 책임도 명백하게 인정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사모펀드 피해 해결을 위한 중요한 선례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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