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올 상반기 미국 판매량 16% 감소
SUV 팰리세이드 6월 월간 신기록…소매 판매 증가세
코로나19 팬데믹에 하반기 실적 개선 쉽지 않을 듯

현대·기아자동차의 미국기술연구소(HATCI) 전경. 현대차 제공
현대·기아자동차의 미국기술연구소(HATCI) 전경. 현대차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현대·기아차의 올해 상반기 미국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6% 가까이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동차 구입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현대·기아자동차와 미국 현지언론 오토모티브뉴스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미국시장에서 총 54만3474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6.2% 감소한 수치다.

제네시스의 실적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 상반기 제네시스는 7540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1만7대 판매에 비하면 24.7%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27만2597대)와 기아차(26만3337대)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보면 각각 18.2%, 13.6% 감소했다.

특히 현대차의 4~6월 미국 판매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감소했다.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지난 1일(현지시간) 2분기 판매량이 14만1722대로 지난해 2분기보다 24% 줄었다고 발표했다. 6월 판매량도 5만135대로 지난해 6월과 비교해 22% 감소했다.

반면 소매 판매는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6% 성장했다. 이는 팰리세이드, 투싼, 베뉴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두달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UV의 판매 활약으로 판매 감소폭을 최소화했다는 뜻이다.

현대차 2020년형 팰리세이드. 현대차 제공
현대차 2020년형 팰리세이드. 현대차 제공

그중에서도 팰리세이드는 6월 월간 8169대가 팔려나가며 월간 판매 기록을 새로 세웠다.

HMA는 "SUV의 6월 소매 판매 실적은 34% 늘었다"며 "주력 차종인 팰리세이드가 월간 판매 신기록을 세웠고, 산타페는 14% 늘었다"고 강조했다.

랜디 파커 판매담당 부사장은 "늘어나는 고객 수요를 맞추기 위한 현지 딜러들의 신속한 조치 덕분에 2개월 연속 소매 판매가 늘었다"고 말했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 6월 한 달간 미국에서 4만7870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6월과 비교해 15.7% 감소했다. 그러나 SUV 쏘렌토(8193대)와 스포티지(8021대)가 지난해 6월보다 판매량이 늘었다.

다만 현대차의 판매 감소폭은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보다는 적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상반기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2.4% 판매가 줄었고,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같은 기간 판매량도 22.5% 감소했다.

현대·기아차가 타 브랜드와 경쟁에서 비교적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미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 자동차 구매 수요가 더욱 줄 수 있다.

실제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최소 20% 감소할 것이며,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수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자동차시장 분석업체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3분의 1은 코로나19발 불확실성과 실직 우려 등으로 구매 계획을 미룰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신모델 투입으로 활로를 찾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네시스 GV80과 G80, 기아차 쏘렌토를 하반기 내에 북미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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