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5조 원 이상 64개 대기업 집단이 운영 중인 홍콩 해외법인은 170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CXO연구소 제공
자산 5조 원 이상 64개 대기업 집단이 운영 중인 홍콩 해외법인은 170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CXO연구소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자산 5조 원 이상 64개 대기업 집단이 운영 중인 홍콩 해외법인은 170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들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통과를 계기로 미국이 그동안 홍콩에 부여해온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보복 조치를 강행하면서 홍콩에 계열회사를 둔 국내 기업 사이의 홍콩 탈출 움직임(엑소더스) 가능성이 제기된다.

3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조사한 '국내 64대 대기업 집단이 홍콩에 배치한 해외법인 현황'에 따르면 이들 그룹의 홍콩 해외법인은 170개로 상위 10대 그룹이 48.8%인 83개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8개 그룹은 1개 이상 해외계열회사를 홍콩에 두고 있는 반면 26개 그룹은 홍콩에 법인을 따로 두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 농협, 신세계, 부영, 대림, 현대백화점 그룹 등은 홍콩 법인이 따로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콩에 계열회사를 둔 38개 대기업 집단 중에서도 3개 이상 법인을 둔 그룹이 16개로 나타났다. 4개 그룹은 10개 이상의 법인을 두고 있다. 그룹별로는 SK 44개, 롯데 18개, CJ 17개, 삼성 13개 순이다. 또 네이버 7개, 효성 6개, 코오롱·이랜드·셀트리온·장금상선 그룹 등이 4개로 집계됐다.

대기업 등이 홍콩에 둔 계열회사는 일반 제조, 판매업 보다는 투자관리, 특수목적법인(SPC), 기타 금융업 목적 등으로 세운 법인이 다수로 파악됐다.

SK 그룹은 44개 가운데 30개 정도가 투자관리 및 SPC, 금융업 등의 회사다. 롯데도 18개 중 절반 정도가 금융 및 관리 업종의 법인을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의 경우 하만과 연계된 법인을 지금처럼 그대로 홍콩에 둘 것인지 아니면 다른 국가 등으로 이동할 지도 관심사로 부상했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통해 '삼성전자 미국법인'을 지배하고 있고, 이 회사를 통해 같은 미국 내 '하만 인터내셔널 인더스트리즈'를 운영 중이다. 이후 독일→헝가리→네덜란드에 있는 법인 등을 거치며 홍콩에 '하만 홀딩 리미티드'를 운영 중이다.

금융 그룹 중에서는 IMM인베스트 5개, 미래에셋 4개 회사가 홍콩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오일선 소장은 “단기적으로 홍콩에 법인을 둔 국내 기업들은 상황을 좀더 예의주시 하겠지만 이미 미국이 홍콩에 부여해온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특별지위를 박탈한데다 이후 추가 보복 등의 제재도 이어질 수 있어 국내 기업이 지속적으로 홍콩에 법인을 둘만한 동력이 떨어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 다른 국가 등으로 법인을 옮길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바라봤다.

이어 “실제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어느 국가로 법인을 옮길 것인지 여부와 그동안 홍콩을 경유지로 해서 운영해오던 해외 법인의 지배 구조에 일대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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