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불안 여전...문 대통령·민주당 지지율 동반 하락
민주, "7월 중 종부세 등 후속 입법...주거 불안 근본 대책 마련"
21대 국회의원 중 88명이 다주택...민주당 43명, 통합당은 41명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전성남 선임기자] 청와대가 다주택을 소유한 참모들에게 실거주 목적의 1주택을 제외하고 나머지 주택을 처분하도록 지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당내 다주택 보유 의원들에게도 매각을 권고하기로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인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부동산 정책 관련 긴급보고를 받고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한 부담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당정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 6 ·17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택시장이 안정화 조짐을 보이지 않는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도가 동반하락하는 등 민심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대표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부동산 시장 불안과 관련해 "송구하다"며 사과를 먼저 전하고, "주택 공급, 임대사업자 정책, 부동산 규제 정책, 투기 정책까지 다 점검해서 내 집 마련과 주거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종합부동산세법 등 후속 입법을 7월 국회에서 추진하겠다"며 "다주택 공직자는 정부 정책 의지를 훼손한 다는 점에서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주요 지지층인 청년과 서민 등을 고려한 실수요자 중심의 종합 부동산 대책을 수립하기로 하고, 다주택을 소유한 고위 공직자들은 물론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해서도 주택 처분을 종용했다.

21대 국회의원 부동산 보유현황(도표=경실련)

지난달 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88명이 다주택 보유자(29%)로 이중 민주당이 43명(3주택 이상 10명), 미래통합당은 41명(3주택 이상 5명)이다.

의원들이 보유한 부동산의 평균 재산도 국민 평균의 4.5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합당이 20억8천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이 9억8천만원, 국민의당 8억1천만원, 정의당 4억2천만원 순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총선 전인 지난 1월 당시 후보자들에게 '부동산 매각 서약서'에 서명하도록 하고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당선된 민주당 의원 중 43명은 다주택자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따라 당시 서약 내용에 따라 2년 안에 실거주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매각하도록 하고, 지켜지지 않을 경우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소속 의원들이 얼마나 따를지는 아직 미지수다. 법적 강제성이 없는 당규에만 의존한 1주택 권유가 '약발'이 먹힐 것인지와, 2년이라는 기간동안 정치적 변수로 얼마든지 분위기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인 미래통합당도 연일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청와대의 다주택 참모 주택 처분 권고를 보여주기식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정작 당내 다주택자 의원들에 대한 별다른 실천 요구나 제재는 없는 상황이다.

여야가 겉으로는 '내로남불'을 외치면서 정작 부동산을 통한 재산 증식 욕망에는 '한통속'인 셈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21대 국회 의원의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다.  

3주택 이상 보유 국회의원 명단(2020년 5월 4일 기준 합당 전/자료=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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