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이번 주초 최태원 SK 회장과 회동 예정
현대차·LG·삼성·SK, 일제히 배터리 사업 관심
글로벌 추세 맞춰 자동차-배터리 합작 나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사진 중앙)이 지난 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수소경제위원회'로 이동 중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용수 기자]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사진 중앙)이 지난 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수소경제위원회'로 이동 중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용수 기자]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4대그룹 배터리 회동’이 곧 마무리된다. 앞서 정의선 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난 데 이어 이번 주 내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오는 7일 즈음 SK이노베이션의 서산 배터리 공장을 찾아 최태원 회장과 회동하기 위해 SK 측과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번 회동은 정 부회장이 지난 5월 이재용 부회장, 6월 구광모 회장을 차례대로 만나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함께 논의한 것의 마지막 행보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행보로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육성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이 부회장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회동했을 때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전지’ 기술 현황을 살펴봤다.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전고체 전지(All-Solid-State Battery)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1회 충전으로 800km를 주행할 수 있고, 10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이어 지난 6월 구 회장과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날 당시에는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등 미래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장수명 배터리는 현재 사용 중인 배터리보다 5배 이상 더 오래 사용해도 성능이 유지되는 배터리이며 리튬-황 배터리는 전기차에 적용되면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품이다.

대화하는 최태원 회장(오른쪽)과 정의선 부회장(왼쪽). 연합뉴스
대화하는 최태원 회장(오른쪽)과 정의선 부회장(왼쪽). 연합뉴스

이번 SK와의 회동에 대해 자세한 내용이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SK이노베이션 공장을 방문하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다음해 초부터 양산되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전기-글로벌 모듈 플랫폼)로 만드는 차량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앞으로 5년간 10조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 1~5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누적 점유율은 4.1%로 세계 7위다.

이렇듯 정 부회장과 현대차가 최근 4대그룹과의 협력에 공을 기울이는 이유는 갈수록 높아지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의 안정적인 수급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는 것과 달리 전기차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에 전기차 배터리 업계 1위인 LG화학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 삼성SDI의 생산량 증가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는 단순 현대차만의 문제는 아니다.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최근 배터리 업체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공급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추세에 따라 현대차도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국내 배터리 3사 중 합작법인 파트너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에는 현대차와 LG화학 간 합작법인 설립이 추진됐다가 무산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합작 공장을 추진해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특히 전기차 사업은 '한국판 뉴딜'로 정부가 육성하는 사업이다. 현대차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상호 이익이 발생한다면 4대 그룹 간 협력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재계에서는 앞으로 현대차그룹과 삼성-LG-SK 등 4대 그룹이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차 개발을 위한 공동 협력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함께 내놓고 있다. 이러한 협력이 달성될 경우 미래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동 결과를 아직 종합해보기는 이른 면이 있으나 전기차-배터리 협업이 글로벌 추세인만큼 협력방안이 나올 경우 미래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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