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 가스누출 사고로 12명 사망
현지 정부 “관리 태만 과실 탓…공장 멀리 이전하라”
LG화학 “조사 결과,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대응할 것”

지난 5월 7일 독성 스티렌 가스가 누출된 인도의 LG폴리머 공장. 연합뉴스
지난 5월 7일 독성 스티렌 가스가 누출된 인도의 LG폴리머 공장.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LG화학이 인도 현지 정부로부터 공장 이전 권고를 받았다. 지난 5월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가스 누출로 인근 주민 12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돼 경영진의 부주의와 시스템 오작동 등 회사의 관리 태만 과실이 컸다는 조사 결과 때문이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정부는 “LG폴리머스 공장의 화학 가스 유출 사고를 조사한 결과, 경보 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등 회사의 관리 태만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사고를 피할 적합한 예방 체계가 없었고 경보 사이렌 시설은 고장 난 상태였다”고 발표했다.

주 정부는 LG폴리머스가 안전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고 공장에서 시의적절한 응급 대응 조치도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LG폴리머스는 LG화학 소유 공장으로, 앞서 LG화학은 1961년 설립된 인도 최대 폴리스타이렌 수지 제조업체인 힌두스탄 폴리머를 1996년 인수했으며 사명을 LG폴리머스 인디아로 변경했다

지난 5월 7일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에 있는 해당 공장에서 공장 독성의 스티렌 가스가 누출돼 수백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가운데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 조사위원회는 4000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저장탱크 설계 불량 ▲냉각장치 결함 ▲순환·혼합시스템 부재 ▲안전지침 불량 ▲안전의식 부족 등을 사고 유발 원인으로 파악했다.

조사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저장탱크 설계에 큰 변화가 발생해 탱크 내 순환·혼합시스템에 차질이 발생하고 지난 4월24일 초기 중합반응 신호가 있었다”며 “이를 경고로 알아채고 시정조치를 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출입문 등 36개 지점에 사이렌이 설치됐으나 비상상황에 울리지 않았다"며 "공장 측이 사이렌을 제때 울렸다면 인근 주민들에게 경고가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LG폴리머스 공장이 화학 반응 억제제를 충분히 보유하지 않았고, 스티렌 증기가 탱크 속 자동 중합반응(auto polymerisation)으로 유출됐다고 보고서에 기술됐다.

사고 당시 저장 탱크 온도가 허용치의 6배 이상 상승해 스티렌 액체가 증기로 증발하고, 탱크 내 압력이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 정부는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을 사람이 적게 거주하는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공장을 주거지에서 멀리 덜어진 곳으로 이전시켜 주민이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LG화학은 “그동안 사고 조사에 적극 협조했다”며 “조사 결과에 대해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대응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G화학은 사고 이후 200여명의 전담 조직을 꾸려 현지 주민들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는 주 고등법원의 공장 봉쇄 명령에 따라 활동을 중단했지만 명령 해제 즉시 생활용품 지원 등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LG화학은 현지 지정병원 2곳에서 주민의 건강검진과 치료도 진행하고 있다. 현지 전문기관과 함께 토질·수질 등 환경 영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건강 영향에 대한 조사 또한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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