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매와 전세 자금 수요가 늘면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8조원 넘게 늘었다. 증가폭은 6월 기준으로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다. 정부의 6·17 부동산대책 등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신용대출이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0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28조9000억원으로 5월 말보다 8조1000억원 늘었다.

올해 들어 3월(9조6000억원), 2월(9조3000억원)에 이은 세 번째로 많은 월별 증가 폭이다. 매년 6월만 놓고 보면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규모로 분석된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잔액 685조8000억원)은 한 달 사이 5조원 증가했다. 올해 2월(7조8000억원)과 3월(6조3000억원)보다는 적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6월(4조원)과 비교하면 증가액이 1조원 늘었다.

가계 기타대출(잔액 242조원)은 3조1000억원 증가했다. 5월 증가액(1조2000억원)보다 약 2조원이나 많고, 6월 기준으로는 역시 최대 증가 폭이다. 늘어난 기타대출의 대부분은 가계 신용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기업 대출을 보면 6월 말 기준 잔액이 946조7000억원으로 5월 말보다 1조5000억원 많았다. 4월(27조9000억원), 5월(16조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특히 대기업의 대출이 오히려 3조4000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6월 대출 증가액은 각 4조9000억원, 3조7000원으로 역시 5월의 13조3000억원, 7조7000억원과 비교해 절반 이하 수준을 보였다.

중기와 개인사업자의 대출 급증 현상은 진정됐지만, 6월 대출 증가액으로는 여전히 2004년 집계 이후 최대다.

여신(대출)이 아닌 6월 중 은행 수신은 18조6000억원 증가했으며, 그 폭이 5월(33.4조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수신 종류별로는 저금리에 지방정부의 자금인출 등의 영향으로 정기예금이 9조8000억원 줄었다. 반대로 언제라도 빼서 필요한 곳에 쓰기 쉬운 '단기자금' 성격의 수시입출식예금의 경우 32조8000억원 증가했다.

국고채(3년) 금리는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 추가경정예산(추경) 관련 국고채 수급 부담 등의 금리 상승 요인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수 등의 금리 하락 요인이 겹쳐 종합적으로 6월 한 달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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